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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옷 차림으로 아파트 9층서 탈출 시도…‘라임 주범’ 김봉현 국내에 있었다
도주 48일만에 경기 화성에서 검거
48일 간의 도주 끝에 29일 검찰에 붙잡힌 김봉혀(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2020년 4월 23일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 ‘라임 사태’ 몸통인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나타났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택시를 잡아타려던 그를 체포했다. 2019년 12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국내에서 도주한 지 5개월만이었다.

당시 김 회장이 알려준 주소지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있었고, 함께 있던 일당은 빌라 2층에서 창문을 통해 옆 건물 옥상으로 건너가 한참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결심공판을 앞두고 되풀이된 김봉현 전 회장의 도주극은 약 50일만에 마무리됐다. 29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은 오후 3시57분께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아파트 9층에 숨어있던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검찰은 잠복과 탐문으로 은신처를 확인하고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아파트 출입문을 강제로 열었다. 잠옷 차림으로 있던 김 전 회장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베란다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는 등 저항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서울남부지검 제공]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손목에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결심 공판을 받기 하루 전이었다. 그는 2020년 5월 구속 기소된 지 약 1년 2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중형이 예상되는 데다 도피 전적이 있었던 만큼 검찰은 선제적으로 김 전 회장이 다른 혐의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도주를 차단하기 위해 보석을 취소해달라고도 청구했다. 김 전 회장이 배후로 지목한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49·수배 중) 역시 2019년 말 해외로 나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번번히 법원에서 김 전 회장의 신병 확보는 무산됐고, 김 전 회장이 도주한 직후에야 법원은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23명 규모로 전담팀을 구성한 검찰은 약 50차례 압수수색과 주변 인물 100여명의 통신내역 분석으로 김 전 회장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중국 등으로 밀항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해경의 차단 조치로 김 전 회장은 국내에 몸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지인과 조카 등을 중심으로 수사했다. 도주 계획을 공유하고 도주 당일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차량에 태워간 조카 김모(33)씨는 전자장치 훼손 혐의(공용물건손상)의 공범으로 간주해 지난 23일 구속 기소됐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A(47)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45)씨도 휴대전화 등으로 김 전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지난 6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의 누나 김모(51)씨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를 각각 의뢰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서울남부구치소로 압송해 이날 오후 6시30분께 수감했다. 김 전 회장의 도주로 연기된 결심공판은 다음달 1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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