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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이태원 현장서 구두로 지시해 무전 기록에 안 남아”
국정조사서 ‘부실 구조’ 적극 부인
“처음엔 당황했으나 구조에 소홀하지 않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 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울시, 대검, 용산구청 등 기관보고에서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전면부에 도착해 펌프차나 구급차 구조대원들을 계속 뒤쪽으로 유도한 것은 구두 지시여서 무전 녹취록에 안 나왔을 뿐입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지휘를 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29일 ‘부실 지휘’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 보고에서 최성범 서장은 “당일 오후 10시29분 현장 인근 도로변에 도착했고, 10시31분 현장 전면부에서 구조를 시도했으나 앞쪽에서는 끼임 상태를 풀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후에 모든 소방력을 후면부로 투입해 구조활동에 주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 도착 당시 많이 당황한 탓에 인파 끼임을 해소하려면 뒤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지시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구조에 소홀한 적은 없었다는 게 최성범 서장의 항변이다. 또 “골목길에 진입했을 때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먹먹했고 앞에 깔린 분들이 의식을 잃지 않도록 생수를 갖고 오게 하는 등 구조 시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후 10시31분에 뒤로 이동해야 한다고 판단하고도 왜 대원들에게 즉시 무전기로 (이동을)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타도 이어졌다.

최성범 서장은 “초기상황이라서 앞쪽에 깔린 분들 상황을 보면서 판단 회의를 했다. 현장 지휘팀장과 감식 조사관이 전면부에 있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며 “감식 조사관 등이 후면부로 가면서 제가 현장지휘팀장에 대응 1단계 발령을 지시하고 이동했다”고 말했다.

당일 오후 참사 현장에서 200m 거리의 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느라 현장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119안전센터가 언덕 위에 있어서 해밀톤호텔 앞 전경이 다 보인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밀톤호텔 앞에 있었다면 참사를 좀 더 일찍 포착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망자를 거듭 순천향병원으로 옮기게 한 경위와 관련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당시 119 무전 내용에 따르면 순천향대병원이 이미 사망자 78명이 들어왔다며 더는 보내지 말라고 하는데도 소방당국은 계속 사망자를 이송했다.

최 서장은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시신 대부분 옷이 다 벗겨졌고 구경꾼들이 사진 촬영을 하는 상황을 소방관들이 구조에 집중하느라 통제하지 못했다”며 “더는 놔두면 큰일 난다는 판단이 들어서 해밀톤 호텔 앞과 투썸플레이스 앞에 있는 시신을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 서장이 당일 현장에 도착해 지휘권을 선언한 오후 11시8분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28일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반려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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