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제치고 ‘가계부’, 매출 신장 급증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보다 홈트 상품 판매 ↑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시민들이 새해 다이어리, 달력 등을 고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1. 직장인 백모(30) 씨는 입사 당시 두 달 동안만 이용하다 관뒀던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을 최근 다시 쓰고 있다. 이어 새해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3만원 이상 지출 내역을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백씨는 “내년에 독립하는데 주거 자금을 마련해야 해서 새해부터 긴축 모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2. 직장인 유모(31) 씨는 새해부터 직장 동료와 금연을 약속했다. 치솟는 물가에 담뱃값이라도 아끼겠다는 심산이다. 유씨는 “한 달 담뱃값으로 8만원 정도 나가는데 1년으로 따지면 100만원 가까이 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식 물가도 올랐고 기름값도 내려갈 생각을 안 해 체감상 월급이 오히려 줄었다”며 “노력하면 당장 줄여나갈 수 있는 지출이니 새해에는 금연을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새해부터 고금리·고물가 경기침체가 예고되면서 2030세대가 ‘지출을 줄이기’에 나섰다. 개인 PT(펏널트레이닝)를 받는 대신 홈트레이닝을 하는가 하면 금연하고 가계부를 쓰는 등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짠테크’ 트렌드에 새해 결심 상품 매출도 전년 대비 급등했다.
29일 G마켓에 따르면 새해 의지를 다지는 ‘결심 상품’ 중 이달 들어 매출이 가장 많이 신장한 품목은 가계부였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예고됨에 따라, 지출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사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1~27일 새해 결심 상품 판매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다이어리는 전년 대비 47% ▷ 캘린더 50% ▷플래너는 24%에 그쳤던 반면 가계부는 69%까지 신장했다.
가계부는 지난 여름부터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다. 보통 가계부는 연말이나 연초에 다이어리 등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결심 상품’인데, 여름부터 이례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홈트레이닝 용품 판매량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지난해에 비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 웨이트 기구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4%나 증가했다. ▷바벨 109% ▷근력·스트레칭 밴드 78% ▷푸시업바 90%로 판매량이 신장했다.
불경기에 다니던 헬스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직장인 A씨도 “올해 말부터 자취를 시작하며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올라 허덕이고 있다”며 “다니던 필라테스학원을 중단하고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려고 요가 매트를 샀다”고 말했다.
유씨처럼 새해 금연으로 ‘짠테크’를 시도하는 이들도 늘었다. G마켓에서 새해 금연 보조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금연 보조제 판매량은 86%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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