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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T기업 해고자 79% 3개월 이내에 새 일자리 찾았다
대량해고 무색 노동시장 견조
연준 긴축기조 고수 가능성 커

미국 기술기업(빅테크)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대부분 곧 일자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과 메타(페이스북) 등 대기업들의 대량해고에도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하단 의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설문조사 결과, 기술 기업에서 해고되거나 계약이 종료된 노동자의 79%가 구직을 시작한지 3개월 안에 재취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업종을 구분하지 않은 전체 구직자의 같은 기간 취업 성공률(83%)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중순을 기준으로 최근 6개월 내 새 직장을 구한 미국인 25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3~6개월 내에 새 일자리를 찾았다는 비율은 16%에 달했다. 6개월이 넘도록 재취업을 못했다는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의 26%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술 업계의 광범위한 해고와 고용 동결, 비용 절감에도 해당 분야 노동자들은 놀랄 정도로 빠르게 재취업하고 있다”며 “이들은 여전히 가장 수요가 많은 기술을 가진 인기 노동자”라고 밝혔다.

실제 이 회사 분석에 따르면 최근 기술 기업에서 해고되거나 퇴사한 뒤 재취업한 노동자의 74%는 계속해서 기술 업계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9명은 구직 신청을 올린지 일주일 안에 기업 채용 담당자나 리크루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들은 3.7%에 불과한 낮은 실업률 속에서 빠르게 구직자들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글로벌 구직구인 기업 로버트하프의 라이언 서튼 부문장은 WSJ에 “보통 대량 해고가 닥치면 구직 지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지만 아직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지난 몇 년 간 했던 것처럼 (노동자들을) 찾아 낚아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WSJ은 기술 기업뿐 아니라 컨설팅, 금융, 항공우주 분야 기업들까지 기술 분야 경력자들을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10만명 이상을 해고한 미국 항공우주 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려고 공격적으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 다만 또 다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에 따르면 최근 기술 직종 구인 공고는 팬데믹 이전보다는 훨씬 많지만 1년 전보다는 34% 감소해 조금씩 기술 직종 노동자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흐름에도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추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긴축 정책을 고수한 연준에게 이처럼 빠르고 높은 재취업률은 고민을 더욱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2000명 증가했지만 예상치인 22만명보다는 적게 나와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준 입장에선 3분기 GDP성장률의 플러스 전환과 개인소비지출 호조 등 견조한 경제지표에 노동시장 과열까지 진정되지 않는다면 물러설 이유가 없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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