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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군용기 무력시위...美·대만 밀착 ‘경고’
71대 동원 하루 탐지 규모론 최대
47대 대만해협 중간선·ADIZ 침범
바이든 ‘대만 지원법’ 서명에 반발
차관 제공해 美 무기구매 등 내용
‘하나의 중국’ 거슬러 ‘동맹 대우’

중국이 대만 주변에 올들어 가장 많은 군용기를 동원하며 무력 시위를 전개했다. 최근 미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의 무기 구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키며 대만과의 군사협력 강화한 것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동안 중국 군용기 71대가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것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대만해협 주변에서 하루동안 탐지된 중국 군용기 대수로는 이번이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또한 국방부에 따르면 이 중 47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중국군 군함 7척이 같은 시간대 동안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만 주변 무력시위에는 중국 전투기 중 J-16 18대, J-11 12대, J-10 6대, SU-30 6대 등이 동원됐으며, Y-8 대잠기, Y-8 전자전 항공기도 1대씩 가세했다.

앞서 25일 중국군 당국은 미국과 대만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대만 인근 해상과 공중에서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관할 조직인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만 섬 주변 해상과 하늘에서 다양한 병종을 조직해 연합작전순찰과 연합타격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있는 대만 정부는 이번 훈련이 지역 평화를 파괴하고 대만 국민들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아침 군사 기념식에서 이번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권위주의의 지속적인 확장에 맞서 대만의 국방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중국의 무력 시위는 지난 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법안에는 대만에 내년부터 5년에 걸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매년 최대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씩 융자 형식으로 지원,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소의 쑤쯔윈 연구원은 “이런 대규모 행동은 바이든 대통령의 법안 서명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이 같은 패턴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과거 대만에 돈을 받고 무기를 수출한 것과 달리 이번 국가수권법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미국산 무기를 사도록 하는 관계로 설정한 것이 중국 입장에서 가장 거슬리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돈을 차관해 주는 것은 미국이 주로 동맹국에 대한 군사 원조의 일환으로 시행해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방수권법 입법을 계기로 미국이 대만을 사실상의 동맹국으로 대우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쑤 연구원은 “바이든은 대만을 자신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안보 역할을 담당하는 ‘준 파트너’로 만들었다”면서 “미국은 전략적 모호성에서 건설적 명확성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무력 시위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우리의 오랜 약속은 물론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관되게 대만이 충분한 자기방어 역량을 유지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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