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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불매, 주식은 ‘풀매수’…개미·외인 SPC삼립株 사랑, 왜? [투자360]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개인 110억원·外人 46억원 SPC삼립 주식 매수
기관 157억원 규모 순매도…연기금 등 79억원 어치 SPC삼립 주식 팔아
‘불매’ 주 타깃 호빵 예상 밖 대박…포켓몬빵 고공비행도 이어져
IBK證 “4Q 매출·영업익 전년比 11.2%·18.8% 늘 것”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계열사 제빵공장 인명사고와 후속 대책 논란 등으로 촉발된 불매 운동 장기화에 SPC삼립 주가가 하락 후 장기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찬 바람 불 때면 오른다는 ‘호빵주(株)’였지만 올해 만큼은 ‘찬바람 버프’조차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기관 투자자들이 팔아 치운 SPC삼립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줍줍’하는 모양새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이 실적에 미칠 악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저점에 매수해 미래 이윤을 얻으려는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의 욕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26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월 15일 이후부터 지난 23일까지 SPC삼립 주식에 대한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본 결과, 기관 투자자들이 약 157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 가운데서도 연기금 등이 약 79억원어치 주식을 팔며 매도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약 110억원, 약 46억원 규모의 SPC삼립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결과 외국인 지분율도 사건 발생 하루 전인 10월 14일 2.89%에서 지난 23일 3.65%로 높아졌다. 해당 기간 SPC삼립 주가는 7만8800원(10월 14일)에서 7만2900원(12월 23일)으로 7.5% 하락했다.

SPC의 불매운동이 이태원 참사와 월드컵 개최로 잠시 주춤하는 분위기였지만, ‘케이크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라인상에선 SPC 불매 불씨가 되살아난 모습이다. 특히 케이크 주요 구매층인 20·30대 여성 커뮤니티에선 다른 빵집에서 케이크를 샀다는 '인증 게시물'과 댓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두 달 이상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눈도 깜빡하지 않고 SPC삼립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실적’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SPC삼립 불매 운동의 주요 타깃이던 호빵이 예상 밖의 ‘대박’을 거뒀다는 평가다. 유통업계에선 호빵 전체 매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0%나 늘었다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조용히 출시한 신제품 ‘포켓몬 호빵’ 2종은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개 넘게 팔리는 등 ‘포켓몬빵’의 고공비행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트의 매장 매출이 평년 대비 10~15% 감소한 채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이 손해를 호빵과 ‘포켓몬빵’이 메우고도 남는다는 평가가 우세한 것이다.

불매 운동의 효과가 반영되는 4분기 실적 전망 역시 매우 밝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PC삼립의 4분기 매출 9264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1.2%, 18.8% 늘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포켓몬빵’이 버티는 ‘베이커리’(전년 대비 매출 22.1%, 영업이익 20.9% 증가), 휴게소 사업 부문이 포함된 ‘푸드’(매출 13.4%, 영업이익 42% 증가) 부문이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 내다봤다.

SPC삼립 주식이 여전히 ‘저평가’된 만큼,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크다. IBK투자증권은 10만원, SK증권은 12만7000원을 목표 주가로 전망했다. 다만,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측면에선 부정적”이라며 “안전시스템 구축과 근무환경 개선 대책에도 노동자 안전사고와 노동부 감독 계획서 유출 등 사회적 파문으로 ‘사회(S)’관련 분야 감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명사고와 이에 따른 불매 운동에 대해 투자자들은 시간이 흐르면 잊히는 일 정도로 간주하는 분위기”라며 “연기금 등은 ‘사회책임투자’ 측면에서 도덕적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지만, 이윤 극대화가 목표인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은 결국 회사의 실적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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