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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키아·에릭슨 철수에 러 통신 1990년대로 돌아가나
연말로 제재 면제 시점 지나
양사 “러시아서 완전 철수할 것”
러시아 “자체 기술로 통신 현대화”
업계 “네트워크, 모스크바 교외 한정될 것”
[신화통신]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유럽 핵심 통신 장비 업체 노키아와 에릭슨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아 내 통신과 인터넷이 장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주요 통신장비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온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이 올해 연말 현지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은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노키아와 에릭슨이 철수하면 러시아 이동통신사들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패치를 적용할 수 없게 되고 예비 부품을 확보하지 못해핸드폰 사용자들이 느린 데이터 다운로드·업로드, 통화 중단, 연결 차질 등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기지국 장비의 50%를 담당하면서 현지 통신장비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해온 노키아와 에릭슨은 통신 안테나부터 광섬유를 연결하는 하드웨어까지 여러 통신 장비를 만들고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하지만 두 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올해 말이면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에릭슨 최고재무책임자(CFO) 카를 멜란더는 이날 로이터에 “(대러시아) 제재 면제 시한이 연말이면 종료된다”고 밝혔다. 스웨덴 당국은 그동안 에릭슨을 대러시아 제재 목록에서 제외해 왔다.

노키아 CEO 페카 룬드마크도 이날 "우리의 (러시아 시장) 철수가 완료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에 어떤 것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부는 타스 통신에 “통신장비가 부족하지 않으며, 노키아와 에릭슨의 철수가 통신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막수트 샤다예프 통신부 장관은 이번 주 초 “러시아의 4개 통신사가 러시아산 장비 생산에 1000억 루블(약1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를 통해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현대적인 통신장비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통신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몇 년간 노키아와 에릭슨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고, 러시아 통신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2021년 11.6%에서 올해 25.2%로 늘어난 바 있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외국 회사들과의 관계 단절로 러시아 통신을 한 세대나 지연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모스크바에서 IT 매체 컴뉴스를 운영하는 레오니트 코닉은 “만약 이 상황이 수년간 지속된다면, 러시아 이통사들의 네트워크는 대도시와 부유층이 사는 교외 지역으로 제한되던 1990년대 후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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