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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통의 역설?’… 도어스테핑 중단했더니 尹 지지율↑ [이런정치]
도어스테핑 중단한 11월3주차 이후
한달 째 지지율 ‘상승곡선’ 뚜렷해
“尹 메시지 정제되고 집중력 높아져”
金여사 논란↓. 文과 차별화 효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5개월여만에 40%대로 진입했다. 지지율은 한 달 째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중단된 지도 정확히 한 달이 흘렀다. ‘윤석열 표 소통’의 상징이던 도어스테핑이 사라지자 지지율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12월3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2.7%포인트 오른 41.1%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6.8%로 지난주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여론조사는 지난 12~16일 닷새간 전국 만 18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6월5주차(44.4%) 이후 24주 만이다. 지지율은 지난 7월1주차에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후 내내 30%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11월3주차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지지율 상승 견인?

지지율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시점과 일치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헤럴드경제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이후 대통령 메시지가 한층 정제되고, 전달 과정에서도 집중력이 높아졌다”며 “지지율 상승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도어스테핑 현장에서 MBC 소속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높여 항의성 질문을 이어간 사건 이후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이에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취임 후 61차례 진행했던 도어스테핑이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도어스테핑 중단 후 지지율 상승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 기관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갤럽 주간 조사에서도 11월3주차 29%를 기록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11월4주차 30%, 12월1주차 31%, 2주차 33%, 3주차 36%를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실제로 그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서의 ‘돌발’ 발언들은 지지율 하락의 촉매가 되기도 했다. 도어스테핑이 국민과 소통을 강화해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크게 바꿨다는 평가도 있으나,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 등 발언을 해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무용론도 만만치 않았다. 정부 출범 초기엔 윤 대통령이 거의 매일 기자들과 만나 자유롭게 질문을 받기로 했지만, ‘실언’ 논란이 지속 제기된 이후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질문 2~3개에 짧게 답하는 방식으로 바뀌기도 했다. 여권 내에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도어스테핑 중단을 건의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
김건희 여사 논란도 잠잠...‘文과 차별화’도 직효

아울러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다소 잦아든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없었던 것도 지지율 상승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윤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기간 캄보디아의 심장병 환아 가정에 방문한 자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치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제기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에 강경 대응한 데 이어 노동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연금 및 교육개혁 분야에도 시동을 걸면서 전 정권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문재인케어’를 비판하고 노동·연금·교육 분야 개혁 등 문 정부와의 차별화 및 그동안 방향과 내용이 모호하고 잡히지 않았던 '윤석열 정부' 국정 방향과 내용 제시가 지지율 급등을 만든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선 이후 이탈했던 ‘가출한 집토끼’층이 최근 정책 행보에 지난 대선에서 지지했던 이유를 재확인하며 급속히 회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40%대를 넘어선 지지율의 이후 흐름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 위원은 “1차적으로는 45% 선이 눌림목 내지는 저항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45%를 넘으면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도 적극적 지지를 보인다는 의미인데, 역으로 이들이 적극적 지지를 보여야만 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3대 개혁 방안 등 일련의 ‘빌드업’에 대한 국민 평가와 이태원 참사 이슈 처리의 속도와 수준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결국 정치 분야에서의 협치와 소통, 경제 분야에서는 고물가·고금리 해법,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대북 관련 이슈 등이 지지율 안착 여부를 가를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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