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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광장] 김치산업 경쟁력, 자동화에서 해법 찾기

최근 국내 김치 산업이 이중고를 넘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 지속 상승과 기후 변화까지 더해져 원재료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겨서다.

김치 제조공정은 원료의 투입, 이송, 절단, 절임, 세척, 양념 제조 및 혼합, 양념소 넣기, 포장, 숙성 및 출고 순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수반된다. 설상가상으로 인건비 상승,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인해 인력난까지 심화하면서 김치 제조업체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원료 투입부터 절임, 양념 속 넣기, 포장 등의 김치 제조공정을 기존 수작업에서 기계로 자동화하는 추세로 옮겨가고 있다. 자동화(automation)는 기계 자체에서 대부분의 작업 공정이 자동적으로 처리되는 생산방식을 말한다. 김치산업에서도 공정의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과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HACCP(위해 방지를 위해 사전 예방적 식품안전관리체계) 등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발효식품의 대표 주자인 김치를 세계적인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과정이 바로 ‘자동화’인 것이다.

그러나 국내 중소 김치제조업체의 84.3%는 제품개발 전담부서가 없는 실정이며, 전담부서가 있다고 해도 연구개발 인력 부재와 투입 자본의 한계 등으로 인해 자동화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김치 산업의 제조원가 중 인건비 비중은 20~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식품산업 평균인 7%에 비해 4~5배나 많은 수준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대표적 공정 자동화 사례인 ‘양념 속 넣기 자동화 장치’를 2017년 개발했다. 이후 중소 김치제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현재까지 28개소에 보급하여 상용화가 이뤄졌다. 이 장치를 활용해 김치를 생산하면 수작업 대비 최대 9배까지 생산성이 향상되고, 작업시간도 최대 2시간 이상 감소할 수 있어 중소 김치 제조업체의 인력난과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김치 제조공정을 고도화하기 위해 작업환경의 실시간 모니터링, 공정관리, 물류 및 작업 내역에 대한 추적관리, 불량품을 관리할 수 있는 제조관리시스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김치 제조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제조원가를 현재 가격 대비 30% 이상 절감하여 중국산 김치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고품질의 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영배 세계김치연구소 박사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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