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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인·기관 던진 종목, 개인이 다 담았다
2022 투자자별 순매수종목 분석
‘개인 순매수 1위’ 종목 삼성전자
외인·기관 순매도 1위로 정반대
외인 순매도 상위종목 주가 하락
“주가 가격·트렌드 이끄는 힘 확연”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도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간 이익 창출을 위한 치열한 매수·매도 전쟁이 벌어졌다. 흡사 ‘삼국지’의 무대와 같았던 2022년 코스피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동학 개미와 외국인·기관 투자자 사이에 투자 방향성이 정확히 반대를 향하고 있다는 점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 내 주요 종목 주가의 등락 여부는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외인·기관 투자자의 손에 좌지우지됐고, 동학개미는 뒤쫓기에 바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15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1월 3일~이달 12일 도출된 한국거래소의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 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와 외국인·기관 ‘동맹’의 코스피 투자 전략이 가장 극명하게 갈린 종목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였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약 15조713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종목별 순위로 독보적 1위며, 2위(네이버)와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같은 기간 약 16조1398억원(외국인 약 8조2256억원, 기관 약 7조9143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기관투자자에겐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팔았던 종목 목록의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이 올랐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22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반도체 업황 불안이 이어졌고, 불안 심리도 어느 때보다 커졌던 한 해”라며 “외국인·기관투자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나 각종 매크로 상황의 변화에 맞춰 민감하게 반응했고,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대응해 대규모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은 ‘국민주(株)’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가가 언젠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믿음이 지배했기 때문이라고 남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소위 ‘적금’처럼 주가가 떨어진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개인이 많았다”며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서 만큼은 개인 투자자가 외국인·기관 투자자에 비해 ‘장기 투자’ 성향을 보인 것도 이런 현상이 발생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자를 제외하고도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행보는 극과 극을 달렸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1~4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우선주는 그대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의 1~4위와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약 9808억원으로 외국인 종목별 순매수액 2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개인투자자 종목별 순매수액 순위에서도 5위(약 1조6411억원)에 자리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만큼은 개인·외국인 투자자 연대가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약 2조7229억원)를 받는 형국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선 전반적으로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받아주는 형세가 최근 20여년간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란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외국인-기관투자자가 코스피 상장 주요 종목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1~3위 기업의 주가는 올해 크게 하락했다. 주당 7만8600원으로 한 해를 시작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1년 사이에 24%나 빠지며 ‘5만전자’가 됐다. 여기에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같은 기간 각각 48.7%(37만6000원→19만3000원), 49.2%(11만4500원→5만8200원)씩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랜 기간에 걸쳐 코스피 시장에서는 자본력이 강력한 외국인·기관투자자가 주가 트렌드를 만들고, 원하는 방향으로 주가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힘을 보여왔다”며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작고, 개별적 판단을 하는 다수의 개미로 구성된 개인투자자는 안타깝게도 외국인·기관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단순히 받아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내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장기적으로도 현재 추세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본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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