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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물가안정 확신 전엔 금리인하 없다” [한미 금리 최대폭 역전]
연준 의장 기자회견
시장예상보다 매파적 발언 쏟아내
“서비스물가·노동시장 과열 여전”
내년말 금리 5.00~5.25% 제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을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AFP]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완화 기대로 가득 찬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리인상 보폭을 줄이긴 했으나 당분간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확언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과제로 둔 것이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4.25~4.50%로 제시했다. 또한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예상치를 5.00~5.25%(중간값 예상치 5.1%)로 제시했다.

내년에도 2~3차례에 걸쳐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이번에는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점은 시장이 예상한 바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내년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를 줄 것이냐에 쏠렸다. 10월과 11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감지되면서 연준이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긴축적 통화정책의 유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해서는 “반가운 감축”이라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파월 의장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판단”이라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분기별 경제전망(SEP)에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SEP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설문 결과를 말한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임무가 끝날 때까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좀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어조가 시장 기대보다 단호하게 나온 것은 물가가 기대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상품 물가상승률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 서비스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여전히 매우 과열돼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을 분석할 때 주의깊게 봐야 할 3가지 항목으로 ▷상품물가 ▷거주비용 ▷서비스물가 등을 들었다. 최근 소비자물가(CPI) 발표에서 농산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상품물가는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상승해 그 속도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인건비가 오르면 다시 기업들이 이를 원가에 반영해 제품이나 서비스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준 총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노동시장에서 충분할 여유를 갖기 위해 경제를 충분히 둔화시켜야 한다”면서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연준이 단호한 수사에 비해 실제 실행에서는 좀 더 비둘기파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말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폭을 모두 0.75%로 제시했지만 이번에 빅스텝을 단행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실제로 채권투자자들은 연준의 매파적 태도가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리 선물 동향은 연준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뒤 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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