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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거리서 다시 들리는 영어·일어…“전에 갔던 맛집 찾아요”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거리
‘침체기’였던 호텔들도 함박웃음
연말연시 인파 쏠림 예상되기도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관광도우미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익스큐즈미(Excuse me)?”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앞.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도우미들은 쉴 틈 없이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관광도우미 2명이 30분 동안 만난 외국인 관광객만 10쌍. 미국인부터 중국인·일본인까지 다양한 외국인이 홍대 거리를 찾고 있었다.

“어떤 이야기를 했냐”는 질문에 관광도우미는 “조금 전에 만난 중국인 관광객은 ‘오전 10시에 여는 음식점이 없는데 도와달라’고 했다”며 “주로 관광지나 놀만한 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광도우미는 “자주 한국에 놀러 왔던 분들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 왔던 홍대 맛집을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국적에 상관없이 다양한 외국인이 홍대를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김빛나 기자

하늘길이 열리면서 서울 주요 번화가에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홍대와 명동 상인들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오랜만에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12월 말 연말연시 인파 쏠림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대비 중이다.

인근 상인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했음을 실감한다. 홍대로 출근하는 미용실 디자이너 정모(29) 씨는 “머리 하러 온 손님들 중에서도 외국인이 늘었다”며 “특히 한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원하는 일본인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홍대 L7 호텔 관계자는 “10월부터 외국인 객실 예약률이 서서히 오르다 지난달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회복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는 지난달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65%를 기록했다. 지난해 4%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7만6097명으로 전년(9만2416명) 대비 415.2% 증가했다. 특히 여성 관광객이 22만4985명으로 전년 대비 12배 이상 늘었다. 미국에서 온 관광객이 7만3560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일본(6만7159명), 태국(3만4428명), 베트남(3만2010명), 싱가포르(2만4761명), 중국(2만2940명) 순이었다.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거리 분위기도 ‘외국인 취향’으로 바뀌었다. 홍대입구역 5번 출구 부근에는 환전소가 새로 생겼고, 걷고 싶은 거리에서 상상마당 노점에는 다시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안내판이 붙기 시작했다. 홍대뿐만 아니라 명동의 분위기도 크게 변했다. 직장인 전모(24) 씨는 “주말에 명동에 놀러갔다가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외국인들이 길거리 음식을 먹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연말연시에 대규모 인파가 거리에 몰릴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마포구청은 오는 24~31일 홍대 관광특구 일대 지역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에 나선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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