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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가에 널렸는데, 다들 무시” 알고 보니 큰돈 되는 ‘이 잡초’
바닷가에서 자라고 있는 염생식물. [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바닷가에 널린 이 잡초들, 돈 되는 거였어?”

바닷가를 오갈 때 흔하게 봤던 ‘잡초’가 있다. 사진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접해봤을 잡초들이다. 특히 서해안이나 남해 갯벌, 염전 주변 등에 많이 있다.

이 흔한 잡초가 알고 보면 획기적인 의약품 개발에도 쓰일, 귀한 재료다. 이 잡초의 정체는 염생식물. 바닷가 등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을 말한다. ‘바닷가식물’ 또는 ‘갯가식물’이라고도 불리는데 외형상 바닷가 잡초처럼 보인다. 대표 염생식물로는 퉁퉁마디(함초), 향부자, 수송나물, 나문재, 갯질경, 방석나물 등이 있다.

염생식물은 이미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재 원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엔 폐 기능 개선 효과를 기대하며 의약품으로 연구·개발까지 진행되고 있다.

잡초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격까지 무시하면 오산. 실제 제품화된 건강기능식품(환 제품)은 세트당 10만원(120포 기준)대를 넘나든다.

전 세계적으로 2000~2600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00여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엔 73종이 있는 것으로 검색된다.

염생식물의 일종인 '퉁퉁마디'. [연합 제공]

이 염생식물은 알고 보면 쓸모가 많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만큼 짠맛이 나기에 오래전부터 소금을 대신한 식용재료로 많이 사용돼왔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이미 널리 쓰인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염생식물 중 하나인 향부자를 원료로 한 한약(생약)제품은 270여가지에 이른다. 건강기능식품으로는 나문재로 2개 제품, 퉁퉁마디로 23개 제품이 개발됐다.

[123RF]

이렇게 염생식물의 쓰임새가 확장되면서 최근에는 의약품 개발도 시도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최근 전북대로부터 ‘염생식물을 활용한 항염 및 폐 손상 개선 물질’ 기술을 이전받고 제품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전북대는 기술 이전과 함께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에서 염생식물을 배양해 동아제약에 공급할 예정이다.

LED식물공장에서 염생식물을 배양하면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물질 오염 가능성도 작아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일반 바닷가 환경에서는 중금속에 오염된 염생식물이 자랄 수 있지만 LED식물공장에서는 이런 유해물질에 노출 없이 키울 수 있다”며 “실제 염생식물에서 염증 및 폐 손상 개선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향후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염생식물 연구를 통해 가능성이 충분할 경우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아직 기초연구 단계여서 경제적 가치가 어떨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바닷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만큼 원가는 많이 들지 않으면서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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