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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임 적격에도 경쟁 택했다...KT 구현모 ‘경선 역제안’ 승부수
최대주주 국민연금 우려 정면돌파
DIGICO KT 실적 자신감 밑바탕

구현모(사진) KT 대표가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경선 요청을 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오너 없는 기업’에서 회장이 연임을 거듭하는 이른바 ‘황제 연임’을 지적하자 경선 역제안으로 국민연금의 우려를 정면 돌파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선 제안이 구 대표의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 복수 후보와 경쟁에서 맞붙어도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KT 1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KT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 “구 대표 연임 적격”= KT 이사회는 전날인 13일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보고 받았다.

구 대표와 2차 면접을 진행한 후 그간의 공과를 종합해 이사회에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도 구 대표가 KT의 플랫폼 기업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낸만큼 무난하게 단일후보로 추천될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랐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이날 스스로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했다. 이사회는 논의 끝에 구 대표의 청을 받아들여 추가 심사를 진행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우려를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유분산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기준이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기준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35%다.

▶구현모號 경영목표 초과 달성...탈통신 ‘디지코KT’ 성과 ‘자신감’ 표출= 통신업계에서는 구현모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가능성 검토 요청이 국민연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그간의 성과에 대한 ‘자신감 표현’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선임된 구 대표는 12년 만의 KT 출신 CEO다. 그는 취임 이후 통신 사업에 몰두하던 KT를 DIGICO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면서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초기 구 대표는 탈 통신을 선언, ‘DIGICO KT’를 기치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다. 핵심으로 삼았던 A(인공지능)·B(빅데이터)·C(클라우드)를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를 필두로 한 미디어 사업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됐다. KT클라우드를 출범시키는 등 다각화 된 기업고객(B2B) 사업으로 B2B 매출이 전년보다 21% 증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KT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조5387억원으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가 가입한 KT 노동조합도 지난 6일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한편 향후 경선 시기 및 절차는 미지수다. 단독심사 중 경선으로 바뀐 사례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다만 KT 내부에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연내에 경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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