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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X 처음부터 사기였다…美 검찰·금융당국, 창업자에 법적 조치
검찰,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최대 115년형
고객 돈으로 부동산 구매, 거액 정치 후원금
“카드로 만든 집을 가장 안전한 집으로 속여”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12일(현지시간) 바하마에서 전격 체포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샘 뱅크먼-프리드가 사기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의 형사 처벌과 금융감독 당국의 법적 조치를 받게 됐다. 뱅크먼-프리드는 수십 년의 징역형은 물론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13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하고 그를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에게는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13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부터 FTX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이고 고객 돈을 가상화폐 헤지펀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빼돌려 이 회사의 채무와 지출을 갚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객과 투자자들의 돈을 바하마에서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고,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데에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뱅크먼-프리드는 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과 진보 성향 정치인들에게 많이 기부했지만 공화당에도 적지 않은 돈을 뿌렸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객에게서 훔친 더러운 돈이 부자들의 헌금으로 위장돼 양당의 영향력을 돈으로 사고 워싱턴 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려는 뱅크먼-프리드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이용됐다”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날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년간의 사기 행각을 저지른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FTX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18억달러(약 2조3364억원)를 조달했다. 이 중 11억달러는 미국 투자자 90여 명으로부터 모은 돈이다.

뱅크먼-프리드는 ‘FTX는 최고 수준의 정교하고 자동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어 여러분의 자산은 안전하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으나, 실제로는 처음부터 투자자들이 낸 돈을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빼돌려 미공개 벤처 투자와 호화 부동산 구매, 거액의 정치 헌금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SEC는 소장에서 “그는 호화 아파트를 사고 선거 캠페인을 돕고 개인 투자를 하기 위해 알라메다를 자신의 돼지저금통처럼 이용했다”며 “FTX 주식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뱅크먼-프리드는 속임수에 기반한 '카드로 만든 집'을 지어놓고, 투자자들에게는 '가상화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이라고 속였다”고 말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뱅크먼-프리드와 FTX, 알라메다 리서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붐을 타고 한때 265억달러의 자산가로 급부상했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초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제기된 후 고객들의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FTX와 100여 개 계열사에 대한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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