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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집’의 묘미는 이성민에게서 시작된다. 그 세 가지…
맹수 같은 연기! 눈을 뗄 수 없다
재벌회장으로 다시 한 번 입증한 저력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의 재미는 이성민에게서 나온다.

이 드라마는 순양을 사려는 자(송중기)와 순양을 사수하려는 자(이성민과 그 자식들)들간의 팽팽한 대립 구도가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송중기가 인생 2회차 복수전 격으로 투자사 미라클 인베스트먼트를 세워 순양백화점과 순양증권 등 야금야금 순양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냉철한 송중기의 모습은 순양의 호랑이 같은 진양철에게도 절대 밀리지 않는 기세까지 보여준다. 송중기의 열연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그런데 송중기가 넘어야 할 벽인 진양철 회장(이성민)이 단순 빌런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 또 이를 표현해내는 이성민의 연기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라는 점이 이 드라마를 보는 묘미를 만들어낸다.

진양철 회장은 ‘장자 승계 원칙’을 철회하고, 정도경영의 요체는 돈이라고 말한다. 또 돈 욕심, 부리는 사람 믿지 않는 의심, 누구라도 배신할 수 있는 변심. 이 심보 3개로 순양을 키웠다고 했다. 손자인 도준(송중기)에게는 "니는 내가 니를 믿는다고 생각하나?"라며 종잡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캐릭터다.

이성민은 이 같은 복합적이며 서슬 퍼런 순양그룹의 창립자 진양철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는 맹수 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1회 마지막에 등장한 그는 말 한 마디 없이 보는 이를 압도했고, 2회 첫 대사 "몇 개고?"로 이미 캐릭터와 완벽하게 동기화된 모습을 보였다.

꼬장꼬장한 경상도 사투리와 구부정한 자세로 실제 본인을 완전히 지운 이성민은 통찰력이 돋보이는 날카로운 눈빛, 고집스러운 입매, 압도적인 아우라로 진양철 그 자체였다. 여기에 사랑하지만 눈에 차지 않는 자식들에 대한 양가감정과 전국 꼴찌인 자동차사업에 대한 애틋함으로 입체적인 양철의 서사를 완성시켰다.

특히 2회 막내손주 도준(김강훈)을 추궁하는 장면과 자신의 병을 알고 제일 사랑하는 자식이 누군지 깨닫고 각성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한 맹수 같은 눈빛과 벼락 같은 발성, 대사로 긴장감과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1회 마지막, 섬망 증상이 나타나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린 아이처럼 돌변하며 또 다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측을 뒤엎는 레전드 엔딩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 최고시청률 23.9%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게다가 이성민의 연기는 특정 재벌 회장 연상 효과까지 가져와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진양철 캐릭터는 S 그룹 회장만 있는 게 아니라 D, L 그룹 등 다른 재벌 회장들의 스토리와 특성들도 섞여있다. 특정 기업이 항의할 소지를 미리 차단해놨다.

이런 이성민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공기 흐름을 뒤바꿔 버리네", "연기 대한민국 1등", "제발 알려주세요. 이성민이세요? 진양철이세요?", "제목 '재벌집 회장'으로 바꿔라", "사투리 완전 우리 아빤 줄 ㄷㄷㄷ", "소름을 넘어서 무섭다ㅠㅠ", "없는 상이라도 만들어서 주고 싶음"이라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 '대왕 세종', '파스타', '골든 타임', '더킹투하츠', '미생',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검사외전', '보안관', '공작', '남산의 부장들'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언제나 기대 이상의 연기를 해온 이성민. 20살부터 지금까지 켜켜이 쌓아 올린 연기내공은 그를 한계 없는 배우, 대체 없는 배우로 만들었다.

"연기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라는 그의 말은 그저 겸손일 뿐.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왜 이성민이어야만 하는지'를 증명해 보이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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