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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신 금리 올리는 인터넷은행...속내 복잡하네
케뱅·토뱅 등 잇달아 금리인상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 늘어나자
자금조달·건전성 관리 차원 단행

“갑론을박이 많았다”

수신금리를 인상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관계자는 적절한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에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인터넷은행은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에는 자금조달, 건전성 관리 등을 위한 복잡한 속내가 반영돼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대 인터넷은행의 지난 1분기 대비 3분기 수신잔액 증가율은 평균 10%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3월 11조5400억원에서 13조4900억원으로 16.89% 증가했으며, 토스뱅크는 21조45억원에서 23조1445억원으로 10%, 카카오뱅크는 33조414억원에서 34조5560억원으로 4% 늘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예금은행 총수신 잔액이 지난 3월 1889조4743억원에서 1937조2480억원으로 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인터넷은행은 이 기세를 몰아 수신금리를 인상해 시중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는 전날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연 2.7%에서 0.3%p(포인트) 올려 연 3.0%로 인상했다. 토스뱅크의 경우에도 이날부터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 4.0%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이 주춤하면서 목돈을 넣을 곳을 찾기 위해 관망하고 있는 금리 노마드(유목민)족의 자금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는 데에는 1차적으로 자금조달 목적이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그리고 토스뱅크는 올해 말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로 각각 25%, 25%, 42%를 내세웠으며 세 은행 모두 달성을 눈앞에 뒀다.

개인사업자 등 신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를 위한 대출사업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이 시급하다. 인터넷은행은 아직 신용 부족으로 은행채 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 수신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건전성 관리를 위한 여유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늘린 인터넷은행을 두고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실제 각 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작년 말 평균 0.26%에서 올 3분기 말 0.43%로 0.23%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부실채권을 의미하며 NLP비율이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를 눈여겨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실채권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크게 문제가 되는 정도는 아니다”며 “금리상승기에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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