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그랜트 월 축구전문 기자
“3주간 거의 못 자고, 스트레스 심했다”
[헤럴드경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기자가 경기장 기자석에서 갑자기 숨졌다. 축구전문 기자인 그는 월드컵 취재 과정에서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0일 "미국의 저명한 축구 기자인 그랜트 월이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준준결승이 열린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월 기자의 근처에 앉았던 동료 기자들에 따르면 연장전이 진행 중일 때 월이 갑자기 쓰러졌다.
월 기자의 대리인인 팀 스캔런은 "기자석에 있던 월 기자가 연장전이 시작됐을 때 일종의 격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면서 "즉석에서 소생술이 시도됐지만 결국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48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월 기자는 이번이 8번째 월드컵 취재일 정도로 베테랑 축구전문 기자였다.
그는 최근 월드컵 취재로 격무에 시달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그가 이달 초 카타르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다"며 "3주간 잠도 거의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월의 소셜 미디어 글을 전했다.
다만, 월 기자의 형제는 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월 기자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월 기자는 경기장에 동성애자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무지개색 티셔츠를 입고 입장하려다 저지당한 적 있다.
1996년 미국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고인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 축구와 대학 농구 등을 주로 취재했으며, 2020년 SI를 퇴사한 뒤에는 서브스택을 통해 구독자들과 교류해 왔다.
그는 SI 기자 시절인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에서의 경험을 ‘한국에서 보내는 러브 레터’라는 제목으로 올려 이 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32일째 한국에 머물고 자신을 명예 '코리안 아메리칸' 으로 불러도 좋다며 한국 대표팀이 4강까지 올라간 경기장 안팎에서 놀라운 일이 그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