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미성년자가 성인과 교제해 임신·출산까지 하다니요…선 넘은거 아닌가요?”(‘고딩엄빠2’ 시청자)
MBN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가 논란에 휩싸였다. 고딩엄빠2는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란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성년자와 성인의 혼전 임신·출산과 관련 방송을 잇따라 내보내면서 기획 의도와는 반대된 자극적인 방송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고딩엄빠2가 공개된 이후 현재(9일)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232건에 이른다. 민원인들이 해당 방송에서 그려진 성인·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을 강력하게 비판하자 방심위가 심의 검토에 나선 것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방송과 관련된 민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심의 여부와 관련된 전반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심의 민원으로 다룰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담당 부서인 종편보도채널팀으로 이첩해 심의 안건 상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고딩엄빠2가 방송된 이후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엔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해당 방송에선 19세에 엄마가 돼 5남매를 키우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중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목사의 아들이자 교회 선생님인 10세 연상 남편을 만났고, 19세에 혼전 임신을 하게 됐다는 사연이었다. 해당 여성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학교폭력으로 기댈 곳이 없었고, 교회에서 남편을 만난 이후 학업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10년 동안 5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미성년자와 성인 간 연애를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랑’으로 묘사했다며 비판했다. 한 시청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성년자와 성인 간 교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송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미성년자와 성인이 성관계를 갖는 것은 엄연한 범죄”라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출연자인 이인철 변호사가 해명에 나섰다. 이 변호사는 “고딩엄빠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들의 경솔한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에게 법률적인 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했고, 소중한 생명을 낳고 키우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고딩엄빠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딩엄빠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30일 방송에서도 18세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13세 연상 남편을 만나 혼전 임신을 하게 된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지난 8월 16일 방송에선 출연진 부부가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하는 장면 등이 여과 없이 방송돼 방심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