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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차피 하락하는 월드컵 토큰? 7대0 대승에도 급락
경기결과 반영은 아르헨-사우디전이 유일
패배시는 물론 승리시에도 차익 실현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치솟던 각국 국가대표 축구팀 관련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팬 토큰'의 특성상 해당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지만, 이마저 무의미해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9일 가상자산의 글로벌 시세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 등 주요 축구강국의 국가대표팀 팬 토큰이 상장돼 있다. 각 토큰들은 월드컵 개막 직전 일주일간 20~30%씩 급등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토큰의 경우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서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역전패를 당한 지난 22일 경기 직후 급락했다. 경기가 진행된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급락폭은 28.9%에 달했다.

그러나 팬 토큰에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이 반영된 것은 이 경우가 거의 유일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국가대표팀 토큰은 코스타리카와 조별예선 시작 직전 정점을 찍더니, 7대0 대승의 성과에도 경기 직후 20.4%나 급락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8강까지 진출했고 스페인은 16강에서 모로코를 만나 일격을 당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두 토큰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결과와 시세가 아예 따로 움직이는 토큰들도 많았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토큰은 조별예선 첫 경기인 가나전(25일)을 치르기도 전에 급격한 급락세로 돌아섰고,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에는 오히려 소폭 오르기도 했다. 그나마 16강전에서 스위스를 6대1로 대파한 이후에는 소폭 상승했으나 이내 반락했다. 브라질 국가대표팀 토큰 역시 첫 경기를 치르기 전날 출렁이더니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국가대표팀 팬 토큰이 팬 커뮤니티 형성과 참여라는 목적을 잃고 투기성으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국가대표팀 패배시에는 물론, 승리시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특히 토큰을 구매한 팬들은 성적에 따른 별도의 리워드 제공없이 팀 내 노래 등 소소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용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내재가치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FTX 사태가 번지면서 '도지코인'으로 대표되는 밈 코인(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행하는 코인)의 영향력도 많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월드컵 관련주식보다 더더욱 실체가 없는 가상자산의 위험성이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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