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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1년 만기 예금이 3년만기보다 이자 더 주지?” 무턱대고 가입했다간 손해
급격한 금리인상에 예금상품 장단기 금리역전
2년 이상 중·장기 예금상품 들면 이득일까 손해일까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2년여 후 결혼을 예정하고 있는 20대 A씨는 지금이 기준금리의 최고점이라는 생각에 장기 예금(24개월 이상)에 결혼자금을 묶으려고 했지만 이내 고심에 빠졌다. 주거래은행의 2년 만기예금 상품이 1년 만기보다 금리가 더 낮았던 것이다. A씨는 “결혼자금에 쓰려면 돈을 최대한 불려야하는데, 1년 후에 상황을 보고 다시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조금 낮더라도 지금 2년 만기 상품에 돈을 넣을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예금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은행권 예금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 마감될 거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금융 소비자들은 예금 가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예금까지 번진 상황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향후 금리 행방을 잘 따져보고 만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예금 만기 3년보다 1년이 0.7%p 이자 더 줘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국책·지방·인터넷은행 예금상품 중 장단기 금리 역전 상품은 4개에 달했다. BNK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은 1년만기 상품의 금리가 4.95%로 2년만기(4.35%)보다 약 60bp(1bp=0.01%포인트), 3년만기 (4.25%)보다는 70bp 높았다.

케이뱅크의 ‘코드 K 정기예금’은 50bp,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30bp, 그리고 IBK기업은행 ‘1석7조통장’은 12bp 더 높았다.

통상 돈을 오래 맡길수록 이자가 더 많이 붙어야 하는데, 뒤집힌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상품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에 대해 “최근 금리인상기에는 고객들의 단기적인 수요가 늘고 또 예금금리는 은행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은행의 자금보유 현황과 마케팅 전략 등 경영 정책, 금융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

수신(예·적금 등)으로 돈을 모아 여신(대출 등)으로 수익(예대마진)을 내는 은행업 특성을 감안하면, 장기자금조달이 가능한 만기가 더 긴 예금 금리가 더 높은 것이 상식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상식이 뒤집힌 이유로, 최근 은행이 수신 외 뚜렷한 자금조달 방법이 없다고 꼬집는다. 실제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금융당국은 은행의 은행채 발행 자제를 권고했다. 동시에 연말까지 시장에 기업 대출 확대 등 유동성을 풀 것을 요구받았다. 은행으로선 단기간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예금 상품에 금리를 높일 유인이 큰 것이다.

금리 더 오를까? 예금 상품 만기 선택 어쩌나

1년만기 예금이 2~3년 만기 상품 금리를 역전하면서, 금융소비자들도 선뜻 상품 선택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한은이 두 차례 빅스텝을 포함해 연속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 속도가 빨랐지만, 내년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 등도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한은이 내년 하반기 혹은 2024년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WM사업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4%까지 갈 거라는 얘기가 지금은 쏙 들어간 상태”라며 “고금리가 유지된다면 1년 만기 상품으로 쪼개 가입하는 게 낫지만 만약 금리가 떨어지게 된다면 1년 후 금리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꺾이더라도 고금리가 유지될지, 아니면 경기침체로 인해 다시 저금리로 돌아설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이에 따른 위험은 고려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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