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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은행 “최빈국 채무 1321兆…디폴트 위험 증가”
소득 중 채무 지출 비중 늘어나며 디폴트 경고음
비(非)파리클럽 국가 채무 증가…조정 난항
5일(현지시간) 수단 카트룸에서 시위대가 보안군의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가난한 국가들의 채무가 급증한 가운데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들의 채무 불이행 위기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이 발간한 국제채무보고서에 따르면 121개 저·중소득국가의 대외채무는 2021년 말 기준 총 9조달러(약 1경1800조원)로 10년 전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국가 가운데 세계은행 국제개발협회(IDA)의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가장 가난한 69개 국가(이하 IDA 국가)의 대외채무는 총 1조달러(약 1321조원) 10년 전의 거의 3배로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금리 인상과 세계 성장 둔화로 국가들이 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가난한 국가의 60%가 이미 채무를 불이행하거나 그럴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컨퍼런스에서 지난 1년간 빈곤국의 양자 채무가 35%나 늘었다며 “가난한 나라들이 부채를 해결할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무질서한 디폴트 과정이 걱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미 소득 중 많은 부분을 채무를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DA 국가들은 2021년 말 기준 장기 공공 보증 대외채무 상환에 462억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이들 국가의 전체 상품·서비스 수출액의 10.3% 또는 국민총소득(GNI)의 1.8%에 해당한다. 2010년에는 상환액이 수출액의 3.2%, GNI의 0.7%를 차지했다.

가장 큰 채권국은 중국이다. 세계은행은 IDA 국가 상환액이 2022년 620억달러로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IDA 국가의 공식 양자 채무 상환액의 66%를 중국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중국은 IDA 국가가 비(非)파리클럽 국가로부터 빌린 양자 채무 총액의 49%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0년의 18%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전개가 채무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이 채무를 신속하게 조정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러시아 등 22개국이 속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 국가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등 채무 부담 경감 조치를 도입해왔다.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이 성장을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는 데 돈을 쓸 수 있도록 이들 국가의 채무를 줄이고 투명성을 확대하고 더 신속한 채무조정을 원활하게 할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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