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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반정부 시위에 ‘히잡법’ 백기드나
법무장관 “히잡의무법 재검토 중”
착용 단속 도덕경찰도 해산 조치
라이시 “헌법 유연하게 구현” 밝혀

히잡 미착용 여성의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가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지자 이란 정부가 ‘히잡법’ 완화 검토에 나섰다. 풍속 단속을 담당하는 경찰인 지도 순찰대(도덕 경찰)도 폐지키로 하는 등 강경 기조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반관영 ISNA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법무장관은 전날 종교 회의에 참석해 “도덕 경찰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폐지됐다”고 말했다.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지난 2일엔 여성이 머리를 가리도록 한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의회와 사법부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도 다음날 “이란이 공화국이며 이슬람을 기초로 세워졌다는 점은 헌법에 못박혀 있다”면서도 “하지만 헌법을 유연하게 구현하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히잡 규정 완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읽혀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쿠르드 출신의 22세 이란 여성 마흐샤 아미니가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 의해 체포된 지 3일 만인 9월 16일 구금 상태에서 사망한 후 반정부 시위가 이란을 휩쓸고 있다. 파업과 시위에 동참하는 이란인들이 많아지면서 이번 사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큰 소요사태로 평가되고 있다.

학생과 청년층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입을 수 있고,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일상을 살다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주장한다.

또 시위대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치솟는 물가 안정, 높은 실업률 해결, 부패 척결, 정치적 탄압 철폐 등 요구 내용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희생된 사람의 수도 상당하다. 활동가인 HRANA 통신은 지난 3일 기준 64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해 470명의 시위자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 1만8210명이 체포됐으며 61명의 보안군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무부 국가안보위원회도 사망자 수가 200명이라고 언급했다.

현지 주민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당국이 시위가 더 확산하는 것을 피하려는 것처럼 보였고, 최근에는 거리에서 도덕 경찰을 자주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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