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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훈 구속 이어 박지원도 소환 저울질...文 언급 초미관심
朴 ‘서해 피격’ 첩보 무단삭제 혐의
공소장 내용따라 정쟁화 불가피
文, 서 실장 구속에 “안타깝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구속 수사 중인 검찰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러 조사하고, 이달 안으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소장에서 언급하거나, 수사대상으로 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5일 대통령 기록관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확인 중이다. 서해 피격 사건이 발생한 2020년 9월 22일에서 약 3달 뒤 생성된 대통령지정기록물까지 살피기 위한 것이다. 박 전 원장에 대한 조사 시기도 검토 중이다. 앞서 검찰은 박 전 원장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1개와 수첩 5개를 확보했다.

국정원은 지난 7월 박 전 원장을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의 기록 삭제 지시가 사실로 밝혀지면 다른 서버의 데이터 보존 유무와 상관없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는 유죄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곳에 같은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기록물을 폐기하면 폐기한 자체로 혐의가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박 전 원장은 첩보 삭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삭제를 하더라도 메인 서버에 남는데 굳이 삭제 지시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논리다. 실제 삭제됐는지, 박 전 원장의 삭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검찰로선 박 전 원장 혐의 구성과 청와대 차원 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 확대가 수월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장관은 2020년 9월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자진월북 했다는 판단과 배치되는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 내 감청정보 파일 일부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상태다. 신병 확보 차원을 떠나 법원에서 두차례나 파일이 삭제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유의미한 대목이다.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중대성 및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 전 실장에게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박 전 원장에 대한 기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직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국방부장관이 일괄 기소되면 청와대 차원의 대응이 있었는지 여부도 논란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이상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도 “서 전 실장은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와 해경 등의 업무 수행에 있어 최종 결정권자, 최종 책임자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단 피격 공무원이 실종되고, 월북으로 발표하는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게 서 전 실장이라는 취지다.

검찰이 박 전 원장 등을 기소하면 공소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하느냐에 따라 정치권 파장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이 구속되자 “서훈 실장은 한미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하여,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며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직 대통령이 직접 법원 판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번 사안을 정권 차원의 수사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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