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2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출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다른 사람에게 불행과 고통을 주지 않는 한 내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내가 살았다는 의미가 없잖아요.”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2일 오전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출간 관련 기자들과 만나 1세기를 지나오면서 인생에서 깨달은 행복의 비밀을 들려줬다.

김 교수는 사회 공동체가 추구하는 행복도 있지만, “누구나 자기 인생을 살기 때문에 내 생각으로서의 행복도 있는 것 같다”며,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 거다, 내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에 따라 행복이 다르기 때문에 젋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왜 그런 생각을 가졌느냐 비판하면 안된다고 했다..

“젊었을 때는 행복이 뭐냐 생각을 잘 안해요, 즐겁게 살면 돼요. 즐거움이 행복이에요. 소유의 즐거움도 행복이에요.40~60대가 되면 성공이 행복이에요. 성공 못하면 불행해지고요. 나이들어 70~90대가 되면 보람 있게 살았는가, 줄 것도 주고 남길 바가 있고 그런 게 행복인거 같아요.”

그는 100살이 넘으니 주위에서 살아보니 어떠냐, 당신은 행복했냐고 물어오곤 한다면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행복이 어떤 것이었나 생각해보면,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이었기에 행복했다”며 “이것이 내 인생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정한 의미의 행복일까?

노철학자는 괴테를 원용, “행복은 자기 인격이다. 내 인격만큼 살게 되고 그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삶에서 행복을 부풀려주는 가치들로 성실과 노력, 감사와 사랑, 긍정과 희망, 여유와 건강을 꼽았다.

반면 집단적 이기주의, 정의 대신 불의가 판을 칠 때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최근 민노총의 집단이기주의와 여야의 정당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이번 책은 자신이 살아보니 행복이 이런 거더라 하는 생각들을 모은 것이라며,

김형석 교수는 철학자 고 안병욱 교수와 함께 철학 수필로 60,70년대 청춘들을 위로했다. 특히 김교수의 ‘고독이라는 병’은 피천득의 ‘인연’에 이어 국내 대표 수필문학으로 꼽힌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