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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물가상승률 5%대 전망...24년만에 최고 기록
짙어지는 ‘S 공포’…팍팍해지는 서민 삶
7개월째 5% 이상 상승...저소득층 타격
한은 “내년 1분기까지 5%대 지속 될 것”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령액 상향 조정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직후인 1998년이후 24년만에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물가상승을 감안해 내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자의 내년 연금수령액을 상향 조정키로 했다.이들 공적연금은 해마다 전년도의 물가 변동률을 반영해 연금지급액을 조정해주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7월에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5.6%로 낮아졌으나 10월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5.7%로 오름폭을 키웠다. 한 달만에 상승률이 0.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다만 5%가 넘는 상승률은 지난 5월(5.4%)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올해 1~11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5.08%를 기록,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상승률 4.7%를 넘어서고, 더 나아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7.5% 이후 24년 만에 처음 5%대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다. 또 한국은행은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를 기록하자 예상과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년 초까지 이같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5%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갈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기 둔화 폭 확대 가능성 등이 하방 리스크(위험)로, 에너지요금 인상 폭 확대 가능성 등은 상방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달 하순 배럴당 70달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미 원유 재고 급감, 중국 방역 조치 완화 기대 등으로 80달러대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로인해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올해부터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초읽기에 들어간 우리 경제가 내년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 11곳이 예상한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1.9%로 집계됐다. 연간 성장률이 잠재성장을 하회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당시인 2020년(-0.7%)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이후 14년만에 처음이 된다.

문제는 성장률이 1%대로 떨어져도 물가는 여전히 3%대 중반께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진단 점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내년 연간 물가성장률 예상치는 3.5%로 전망됐다. 한은의 올해 물가 전망치(5.1%)에 이어 2년 연속 물가목표치(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2024년 연간 물가 수준을 2.5% 정도로 내다보면서 내후년이 되어야 2%대 연간 물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우리나라 물가를 3.9%로 거의 4%에 가깝게 전망해 기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내다봤고, IMF 역시 3.8%로 3%대 후반의 물가를 예상했다. 피치의 경우 원자재 가격 둔화, 한은의 통화긴축 지속 등을 이유로 내년 1.5%의 낮은 물가를 예상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다른 기관들은 3%대를 찍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봤다.

이런 높은 물가로 저소득층은 여타 계층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 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가구의 올해 3분기 실질소득은 103만9600원으로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6.5% 줄어들었다. 실질소득은 기준년을 2020년으로 고정해서 물가 변동을 제거한 개념이다. 하위 20%의 소득은 명목 기준으로 보면 11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물가까지 고려하면 소득 감소 폭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5%대로 상승하면 공적 연금액에 이런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내년 1월부터 일제히 5%대로 인상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1998년 7.5% 올린 게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이후 1999년 인상률이 0.8%로 떨어졌다가 2009년 4.7%로 오른 뒤 계속 떨어져 2020년 0.4%. 2021년0.5%로 0%대를 이어갔다.

이태형·김현경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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