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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퇴직’의 시대 가고…‘시끌벅적 해고’의 시대가 왔다
빅테크의 잇따른 해고 발표로 노동 시장 ‘시끌벅적’
전체 노동 시장 미치는 영향 대비 주목 받는 경향
구인난 속 구직자 우위 현실 반전될 수 있다는 우려
기업들 “해고보다는 채용 축소·동결”
기술기업들의 잇따른 대량해고 발표가 노동 시장을 동요시키고 있다. CNBC는 이를 ‘시끌벅적한 해고’(loud layoff)라고 표현하면서 유명 기업들의 공개 해고가 인력난 속 구직자 우위의 노동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용하던 노동 시장이 시끌벅적해졌다. 필요한 최소한의 일만하며 심리적으로 직장과 분리하는 이른바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이 확산하고 있던 노동 시장이 최근 기술기업들의 잇따른 대량해고 발표로 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미 CNBC는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기술기업들의 해고 발표와 관련, 조용한 퇴직이 노동 시장을 휩쓴 후 이제 기업들의 ‘시끌벅적한 해고’(loud layoff)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감원 ‘칼바람’이 주로 기술기업이 한정되고 있는데다 여전히 미국의 노동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기업들의 해고 발표 이슈가 유난히 활발히 회자되면서 노동 시장을 동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 Layoffs.fyi]

최근 몇 주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기술 분야의 해고 소식이 이어졌다. 메타, 아마존이 모두 1만명 이상의 정리해고를 발표했고,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후 전체 직원의 약 절반인 37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세일즈포스, 리프트 등도 감원 소식을 발표한 가운데, 30일에는 배달 서비스업체 도어대시와 가상화폐거래소 크라켄이 각각 1250명,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기술 분야의 감원 현황을 제공하는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11월에만 5만명 이상의 기술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10월의 1만2600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기업들의 대량 해고 소식은 그것이 실제 노동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했을 때 지나치게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빅테크의 잇따른 감원 발표에도 미국의 해고 건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2022월 들어 월별 해고 인력은 노동력의 약 1%인 140만명 안팎에 불과했다. CNBC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해고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고용 전문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해고 사태는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것(해고 발표)들은 매우 공개적이고, 시끌벅적하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종일 회자된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

유독 기술기업의 해고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빅테크들이 팬데믹 동안 호실적을 이어가며 인력 확장에 전념해 온 만큼 이들의 대량 해고 발표를 대중들이 갑작스럽게 받아들인 영향이 크다. 실제 아마존은 2019년 79만8000명이었던 인력을 팬데믹을 거치면서 2021년 160만명까지 늘리기도 했다.

‘시끌벅적한 해고’는 일자리를 찾는 구직 시장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CNBC는 “인력난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언제까지 노동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면서 “대량 해고 사태는 노동 시장의 전환점이 왔다는 긴장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량 해고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 글로벌 조사기관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월 인사담당자 중 11%만이 경기 변동성에 대응해 정리해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10월 응답률인 16%에서 감소한 것이다. 대신 다수의 기업들이 해고 대신 채용을 동결하면서 자연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기업의 52%가 채용 계획을 늦추고 있다고 답했고, 22%가 채용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펜 가트너 부사장은 “이번 정리해고는 파장보다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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