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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도 헌혈 가능” 美 FDA, 규제 풀었다
“의학적 근거 없다” 비판 수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에이즈 전파 우려로 제한했던 남성 동성애자·양성애자의 헌혈 규제를 크게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트너가 한명으로 특정된 남성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는 성관계 기간에 상관없이 헌혈을 할 수 있도록 FDA가 지침을 바꿀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1980년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 번지자 남성 간 성관계를 갖는 성소수자의 헌혈을 금지해왔다. 이들이 헌혈을 못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이익보다 에이즈 전파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미 적십자사와 의학협회, 혈액센터 등은 남성 성소수자의 헌혈 금지가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해왔다. 이후 FDA는 2015년 이 규제를 완화했지만 남성 간 성관계 이후 1년이 지나야 헌혈을 할 수 있다는 단서는 남겨뒀다.

하지만 FDA는 일괄적인 기간 제한보다 개개인의 위험을 평가해 헌혈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올해 초부터 3곳의 비영리 혈액센터를 통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FDA는 사전 질문지를 통해 헌혈 예정자들에게 최근 3개월 간 새로운 성관계 파트너가 있었는지 질문한 뒤 새 파트너가 없다면 바로 헌혈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3개월 안에 새 파트너가 생겼다고 답할 경우 이 기간 안에 항문성교 여부를 추가로 묻고, 경험이 있다면 3개월을 기다리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헌혈을 허용한다.

3개월의 시간을 두는 것은 혈액 검사로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FDA 관계자는 “3개월이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각해진 미국 내 혈액 부족사태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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