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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리엄 왕세자 대모 허시, 흑인 인종차별 발언으로 사임
故엘리자베스 2세 여왕 최측근
여성행사서 거듭 ‘어디서 왔냐’
지난 2011년 고 엘리자베스 여왕(왼쪽)과 나란히 차량에 탑승한 수전 허시. [AP]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가 왕실 행사 흑인 참석자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사임했다.

영국 왕실은 30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용납할 수 없는 말을 했다가 사과하고 즉시 물러났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와 카리브계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들을 돕는 단체인 시스타 스페이스의 대표인 응고지 풀라니는 전날 커밀라 왕비가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행사에 다녀온 뒤 트위터에 ‘레이디 SH’라는 왕실 직원이 심문하듯 “진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풀라니는 자신이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인이고 단체가 런던에 있다고 했지만 이 직원은 아프리카 어느 지역에서 왔느냐고 계속 되물었다고 전했다.

풀라니는 커밀라 왕비가 세계 여성 폭력 피해와 관련해서 주최한 행사에 초청받았다. 이날 참석자 약 300명 중에는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과 벨기에, 요르단 왕비도 있었다.

BBC 등은 문제 발언을 한 인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수십년간 매우 가까이서 보좌했고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 중 한 명이기도 한 수전 허시(83)라고 보도했다. 허시는 여왕의 신뢰를 받은 최고위급 보좌진으로 ‘넘버 원 헤드 걸(No.1 head girl)’로 불렸으며 영국 왕실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크라운’ 최신 시즌에도 등장한다.

귀족 출신인 허시는 1960년부터 왕실에서 일했으며 코로나19 봉쇄 중에도 여왕 부부와 함께 지냈고 여왕 남편 필립공 장례식 때 여왕 옆에 유일하게 있던 인물이다. 그의 작고한 남편은 1986년부터 10년간 BBC 이사장을 지낸 마마듀크 허시다. 허시는 다이애나나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 등이 왕실에 새로 들어왔을 때 정착을 돕는 역할도 했다. BBC는 다이애나가 개인적으로 허시를 싫어했다고 전했다.

왕실은 “이 사안을 극히 심각하게 보고 전면 조사에 들어갔다”며 전 직원이 다양성과 포용적인 방침을 다시 유념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윌리엄 왕세자는 대변인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며 “해당 발언은 용납할 수 없으며, 당사자가 즉시 물러나는 것이 옳았다”고 말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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