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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RA 국제소송 대비 韓 WTO 진열 재정비 시급
미국·중국·EU 등 50개국 이상, WTO 전담공관 운영
한국 제네바 대사 및 대표부, UN·WTO 업무 공동 담당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 규범 위반 소지를 언급하기 앞서 통상 현안 중심인 재외공관들의 진열 재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가 주요 국가의 제네바 공관 현황을 파악한 결과, WTO 전담공관 운용 중인 나라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인도, 남아공,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싱가포르, 러시아, 스위스 등 50개국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WTO 내 납입 분담금 평균 이상 국가의 75%가 WTO 전담공관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처럼 국제연합(UN)과 WTO를 공동 담당하는 공관은 일본과 아프리카 국가 등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미국와 EU,중국 등 50여 개국들은 국제통상분쟁의 중심지인 스위스 제네바에 WTO 전담 공관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제네바 공관은 UN과 WTO 업무를 공동으로 담당하면서 2원화 체제로 운영돼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제통상분쟁의 야전사령부 역할을 하는 제네바 우리 대사관도 IRA 관련 국제소송을 대비해 UN과 WTO를 각각 담당하는 공관을 별도 운영해 전문화시켜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미 재무부에 제출한 IRA 인센티브 하위규정 의견제안서에 양자협상을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도 FTA, WTO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위반소지가 있음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 8월 미국 상원이 IRA를 통과시킨 이후 줄곧 통상규범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WTO 제소를 언급하고 있다.

EU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미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IRA 방침이 WTO 통상 규범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이 IRA 개정없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경우, 국제통상분쟁까지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우리 제네바 대사 및 대표부는 외교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복수로 지휘를 받아 통상기능이관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두 부처간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이뤄지면서 주요 통상 현안의 실기(失期)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상황속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기능을 놓고 외교부 논리를 대외적으로 설파하며 산업부와 대립각을 내세웠던 인사가 제네바 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교부는 재외공관 구조조정라는 명목아래 제네바 대사관에 산업부 파견 상무관자리를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외교부가 통상 기능 이관을 놓고 전쟁을 벌었던 산업부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제네바 대사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직 관료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통상강국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해외통상 야전사령처인 제네바 공관은 전문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자통상 전문성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WTO 전담 공관 분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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