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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백질 알면 암 막는다” 베르티스, 단백질 분석기술 선도
혈액으로 유방암 조기진단 ‘마스토체크’ 개발
AI 기술 접목 단백질 관련 더 많은 정보 발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육성 투자유치 나설 것”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가 자사 사업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회사 제공]

단백질. 필수 3대 영양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는 단백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이런 물음으로 창업한 기업이 있다.

바이오벤처 베르티스(대표 한승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단백체학(Proteomics)’ 기술로 질병 조기 진단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다. 일찍이 단백체학의 가능성을 보고 2014년 설립됐다.

단백체학은 인체 속 단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용어지만 바이오산업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인체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DNA에 약 2만5000개의 정보가 있다. 단백질에는 그보다 수 십 배 많은 100만개의 정보가 있다”며 “지난 20여년 연구를 통해 DNA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단백질에 대해서는 아직 일부분 밖에 알고 있지 못하다. 단백질을 알면 훨씬 정밀하게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은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신체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단백질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암이 그 대표다. 단백질에 변형이 일어나면서 각종 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리고 단백질 분석을 통해 암을 미리 예측,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베르티스는 프로테오믹스 기술로 조기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유방암 조기진단 혈액 검사인 ‘마스토체크’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마스토체크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60여만개 단백질을 분석해 최적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3개의 마커를 선정, 여기에 베르티스 자체 알고리즘을 더해 최고의 정확도를 구현했다.

국내와 미국, 일본, 중국 등 10개국에서 특허를 냈다. 진단 정확도는 92%에 달한다. 마스토체크는 대표 유방암 검진법인 X선 촬영의 불편함이나 통증 없이 피 한 방울로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최근에는 향후 7년 안에 세계 시장점유율 5위 이내 및 5% 이상인 품목이 될 가능성을 인정받아 산업부의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스토체크는 현재 국내 170여곳의 병원과 검진센터에서 사용 중이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의 래플즈메디컬그룹을 통해 40여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베르티스는 마스토체크를 다른 질환으로 확장하고 있다. 췌장암, 난소암 외에도 심혈관질환, 우울증에 대한 진단기술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베르티스의 목표는 단순 진단사업에 머물지 않는다. 미지의 영역인 단백질 분석에 대해 더 깊고 풍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백질 분석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1년 프로테오믹스 관련 생체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 전문가인 김상태 박사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바이오인포메틱스 기술을 통해 질병과 정상 간의 단백질 분포 데이터 차이를 학습, 단백질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암 등의 주요 질병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르티스는 일반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범위 밖의 단백질 또는 약물후보물질을 정량하는 MRM(Multiple Reaction Monitoring) 측정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자동 정량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지난 6월 미국 미네소타에서 열린 미국질량분석학회(ASMS)에서 처음 발표됐다. 베르티스에 따르면, 기존 MRM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600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연구진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한 대표는 “질량분석기를 통해 분석한 혈액정보를 당사가 구축한 라이브러리에 대입해 질환을 예측하는 것인데, 아직 인간이 구축한 데이터는 40%밖에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60%에 정말 중요한 정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AI기술을 통해 학습하면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지난 5월 분석기술 서비스인 팬오믹스 통합 분석솔루션 ‘PASS'를 했다. 신약 연구개발 단계 중 단백질 분석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준다. 현재 국책기관, 정부출연연구소, 민간기업 등 30여곳에 서비스 중이다.

베르티스는 이런 고도화된 프로테오믹스 기술로 더 큰 보폭을 준비 중이다.

한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긴 호흡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지속적 투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IPO(기업공개) 등 외부에서 투자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근면성, IT 능력 등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으로 영속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라 강조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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