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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분양 공포’ 지방 넘어 수도권 덮쳤다
경기지역 의왕·의정부 등 증가세
1월 855가구→10월 5000가구
청약미달·당첨자 계약포기 속출
할인 등 통해 일부 물량 해소 불구
미분양 규모보다 적체속도 더 우려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공사현장 모습. [연합]

지난달 경기 의왕과 안양, 의정부 등지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도 영향권을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이 연말까지 밀어내기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분양이 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9월 안성과 양주에 이어 미분양관리지역이 경기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10월 말 의왕시의 미분양 아파트는 499가구로 파악됐다. 이곳은 전달까지만 해도 미분양 주택이 한 채도 없었다. 최근 분양 단지가 없었던 의정부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59가구에서 118가구로 한 달 새 두 배 늘었다.

이들 3개 시의 미분양 급증에도 전체 경기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5080가구로 9월(5553가구) 대비 줄었다. 장기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의 할인분양 등의 영향으로 평택과 양주에서 미분양 물량이 각각 587가구, 420가구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월 855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1년도 채 안 돼 5000가구 이상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미분양 증가 우려는 여전하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실제 지난달 5080가구는 1년 전(807가구)의 6.3배이자 두 달 전인 8월(3180가구)보다 2000가구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분양시장 전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경기 지역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29.5로 지난달(38.5)보다 9.0포인트 내렸다. 반면 미분양물량 전망은 131.4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뤄온 분양 일정이 집중될 경우 미분양 물량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주산연은 관측했다.

다만 미분양 아파트 수가 아직 우려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는 속도는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빠른데 일각에선 경기권 일부 지역의 공급량 집중 등 당시 미분양 확대의 원인이 최근의 시장 흐름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여기에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가격적인 메리트가 줄면서 청약 미달은 물론 당첨자의 계약 포기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미분양 아파트 증가폭이 크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때”라며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하고 건설사도 사업장의 옥석을 가리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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