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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음식보다 편의점 컵라면이 맛있어”…코로나 ‘새내기’ 빗속 뚫고 거리 응원
28일 광화문 광장 거리 응원
경찰 추산 3000명 모여
악천후에 20대 응원단 다수
28일 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가나전 광화문 거리 응원에 나선 20대 오세권(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안세윤(오른쪽)씨가 친구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28일 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가나전 광화문 거리 응원단이 후반전 득점 찬스를 놓치자 아쉬워 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대한민국이 골을 넣으니까 비가 ‘축포’처럼 쏟아졌어요!”

“간식으로 배달 음식말고 편의점 컵라면 먹었는데 더 맛있어요!”

지난 28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거리 응원 현장. 첫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 장대비를 뚫고 찾아온 20대의 함성이 넘실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체 행사가 자제된 ‘코로나 새내기’ 세대였던만큼 현장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에도 즐거워했다. 1차전 대비 적은 인원이었음에도 이들의 응원 열기가 빈 공간을 채웠다.

28일 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가나전 광화문 거리 응원단. [박지영 기자/park.jiyeong@]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주최 추산 5000명, 경찰 추산 3000명의 응원단이 모여들었다. 시간당 20~30㎜의 비가 내렸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비가 짧은 시간 강렬하게 쏟아졌다. 그 순간 3분 간격으로 2개의 골과 환호가 함께 터졌다.

대학 친구들과 응원에 나선 오세권(21)씨는 “오히려 비가 와서 재미있었다. 골을 넣을 때 축하하는 것처럼 비가 쏟아져 더 환호했다”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다음 번 경기에서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함께 온 안세윤(22) 씨는 “1차전 경기가 흥미진진해서 2차전에는 친구들과 꼭 거리응원을 나와야겠다 생각했다”며 “응원은 즐거웠지만 안타깝게 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28일 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가나전 광화문 거리 응원 현장. 후반 16분 조규성 선수 골이 터지자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park.jiyeong@]
28일 밤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가나전 광화문 거리 응원단. [박지영 기자/park.jiyeong@]

또 다른 대학생 최성우(22) 씨도 대학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광장을 누볐다. 최 씨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방콕’ 관람이 아쉬워 비를 뚫고 왔다”며 “쉬는 시간 배달 음식 대신 편의점 컵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집에 가지 않고 끝까지 보기 잘했다”며 웃었다. 박소연(23)씨는 혼자서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박 씨는 “근처에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거리 응원이 궁금해서 들어왔다”며 “비가 오는데도 응원 열기가 뜨거워 춥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29일 새벽 광화문에서 경찰들이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응원한 시민들의 귀가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

예상보다 적은 인원에도 안전을 위한 ‘고삐’는 바짝 죄였다. 석패로 16강 진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질서는 이미 ‘4강’이었다. 이날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 3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경찰관 150명, 기동대 12개 부대(700여명), 특공대 20명 등 800명이 넘는 인원을 배치했다. 1차전 대비 100명 가량 증원됐다. 인파는 줄었지만 우천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찰 인력을 유지했다. 주최 측 또한 펜스 주위 10m 간격으로 안전 요원을 배치했다. 안전 요원들은 경기도 보지 않은 채 큰 목소리로 일방향 통행을 안내했다.

3개 스크린을 기준으로 나뉜 구역은 철저히 통제됐다. 현장 관계자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인원 기준은 사람 수가 아닌 사람 사이 간격과 밀집도라고 설명했다. 스크린 앞쪽에 대부분 인원이 몰렸지만 응원단 사이 간격과 뒤쪽 여유 공간은 충분해 보였다. 주최 측이 안전을 이유로 우산 사용도 자제를 요청했다. 응원단들은 각자 준비해온 우의를 입고 응원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를 의식한 듯 “뒤로 가주세요”를 외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경기가 끝나자 현장은 1시간 안에 빠르게 마무리됐다. 응원단은 주변 작은 쓰레기를 주워 펜스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버렸다. 돗자리, 깔개 등 부피가 큰 쓰레기는 도로 가져갔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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