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통령도 못 살려” 잘나가던 이곳, 순식간에 휘청, 무슨 일
유튜버 도티.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 남자’도 못 살려…120억 적자 난리났다.”

유명 유튜버 도티와 방송인 유병재, 조나단 등이 소속된 업계 1위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감원은 물론 사업부 매각 및 축소까지 단행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며 ‘돈맥경화’가 온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트업 업계에 불어닥친 칼바람에 업계 1위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샌드박스는 전날인 27일 “사업 중 e-스포츠대회 운영 대행 부분은 사업 종료하고 자체 브랜드 커머스 부문은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샌드박스는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변해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기존의 성장 중심 전략에서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체질 개선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샌드박스는 ▷제작 기반의 콘텐츠 IP 생산 ▷웹2.0 기반의 크리에이터 IP 비즈니스 ▷웹3.0 기반의 게임 및 크립토사업을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중심에 두고 비즈니스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초통령도 못 살려” 잘나가던 이곳, 순식간에 휘청, 무슨 일

2014년 ‘초통령’ 유튜버 도티와 손을 잡고 문을 연 샌드박스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470여명의 유튜버를 거느린 시장 1위 MCN이다. 9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액을 바탕으로 커머스와 e-스포츠 운영 대행 등 신규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해왔다.

하지만 지속되는 실적 악화에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113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매출액은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적자는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단 샌드막스만의 고충이 아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에 크고 작은 스타트업이 잇따라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초통령도 못 살려” 잘나가던 이곳, 순식간에 휘청, 무슨 일
[메쉬코리아 제공]

배달 대행 국내 1위인 메쉬코리아(부릉)도 최근 법정관리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토종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 왓챠도 긴급 자금 수혈 후 매각 의사를 타진 중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가 최근 창업자 200명에게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 점수를 질문한 결과, 100점 만점에 53.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9점) 대비 20점 이상 급감한 수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투자 경색, 시장 상황을 꼽은 비율이 절반인 50%로 나타났다. 경제와 금리 상황을 꼽은 비율도 23%였다. 과거에 비해 스타트업 지원사업 수가 줄어든 점,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가 불안해진 점 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