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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戰에 텅 빈 글로벌 무기고…방산업체만 ‘초호황’
폭발적 수요 증가에 설비·인력 확충
美 레이시온, 은퇴인력 재고용 ‘러브콜’
L3 해리스, 공급난 반도체 재사용까지
유럽 방산업체. 경쟁사 인수 덩치불려
전쟁 경험 동유럽도 무기 생산에 총력
지난 7일(현지시간) 폴란드 중부 마조프셰주(州) 라돔의 국영 방산업체 PGZ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생산된 ‘GROT C16 FB-M1’ 소총을 검수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무기 지원으로 서방 국가들의 방위산업이 냉전 이후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첨단 무기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미국의 초대형 방산 업체는 물론이고, 탄약 등 기본 군수품을 제조하는 유럽 내 방산업체들도 폭발적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인력 확대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의 군수업체들이 장기전 양상으로 바뀐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세계적인 인력·공급난 속에서도 호재를 놓치지 않으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스팅어 대공 미사일 신규 구매에 나선 미국 정부를 위해 은퇴 인력까지 재고용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제공으로 부족해진 재고를 채우기 위해 스팅어 미사일 1468기를 구입하는 6억8700만달러(약 9112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미 방산업체 L3 해리스 테크놀로지스는 군사 통신 장비를 만들기 위해 오래된 라디오와 전자제품 등에서 반도체를 꺼내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공급난에 대응 중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폴란드 중부 마조프셰주(州) 라돔의 국영 방산업체 PGZ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생산된 ‘GROT C16 FB-M1’ 소총을 검수하고 있다. [로이터]

여기에 세계 1위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재고가 바닥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생산량을 최근 2배 가까이 늘렸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생산량도 기존 대비 60% 늘렸다.

유럽 방산업체들도 포탄과 군용 차량 생산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스웨덴 방산업체인 사브의 미카엘 요한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500명에 이르는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며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새로운 생산 기술 개발에도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 대표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퍼 CEO는 “탱크용 탄약 생산량을 연간 7만여발에서 14만여발로 늘렸고, 박격포와 관련 포탄 생산량도 두 배 늘렸다”며 “군 수송과 보급에 필수적인 군용 트럭 생산 능력을 2500대 수준에서 4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라인메탈은 스페인의 경쟁 방산업체인 엑스팔 시스템스를 12억유로에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독일 대표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이 올해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군수박람회에서 자사가 생산한 중화기를 전시한 모습. [게티이미지]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 내 군수업체들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붕괴로 ‘동서 냉전’이 종식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총과 포탄, 기타 군수품에 대한 대량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군사 원조 규모 순위 3위와 9위인 폴란드와 체코가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박격포와 포탄, 방탄조끼, 소형무기, 탄약 등을 납품한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의 올해 매출은 목표치인 67억4000만즈워티(약 1조9849억원)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바스티안 츠왈렉 PGZ CEO는 “수요 확대에 맞춰 향후 10년간 최대 80억즈워티(약 2조3561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폴란드 중부 마조프셰주(州) 라돔의 국영 방산업체 PGZ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GROT C16 FB-M1’ 소총을 생산하고 있다. [로이터]

체코 방산 기업들의 올해 매출 역시 냉전 종식 직전인 지난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토마스 코페니 체코 국방차관은 “체코 방산업체들로부터 500억코루나(약 2조8400억원) 상당의 무기와 군 장비를 공급받았다”며 “체코 방위산업은 지난 30년간 보지 못했던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유럽 국가들의 방위산업 확장에는 역사적 배경도 깔려있다. 로이터는 “폴란드와 체코 모두 옛 소련의 침공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을 넘어 자국 방위력 강화를 위해 무기·군수품 생산에 역량을 총동원 중”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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