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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F 무더기 동시상장에 대형사 쏠림 심화 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동일한 투자 전략이나 테마를 가진 ETF가 같은 날 상장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간극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만기매칭형 채권 ETF 8종을 상장했다.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30억8000만원으로, 국내 상장 ETF의 평균 하루 거대래금(33억원)과 엇비슷했다.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단일 채권 투자보다 투자 접근성은 높고 분산투자의 효과를 내는 동시에 수익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만기매칭형 채권 ETF를 출시한 5개 운용사 모두 웃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첫날 거래대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2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 1종 등 총 3종의 비중이 전체의 82.8%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들 ETF는 액티브 운용으로, 채권 편입에 따라 최종 만기수익률이 투자자의 투자 진입 시점과 차이가 발생할 순 있다. 각 운용사들도 저마다 금리 변동성 노출을 최소화하는 운용 역량을 자부하고 있다.

그럼에도 거래대금이 대형사에 크게 쏠린 것은 운용 역량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나 판매 마케팅이 좌우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적으로 되풀이 돼 왔다.

지난해 10월 메타버스 ETF 4종이 동시 상장되자 첫날 중소형사 상품의 거래대금은 대형사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1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 투자 ETF 4종이 동시 상장했을 때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가 첫날 거래대금의 70% 가까이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테마 및 액티브 ETF 상품 출시를 희망하는 운용사들을 사전 조사한 뒤 함께 심사해 상장한다.

심사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운용사 간 출시일을 앞당기려는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다. 엇비슷한 ETF가 일제히 상장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전체 ETF시장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

하지만 중소형사의 불만은 크다. 같은 테마 및 액티브 ETF라도 보수율 인하나 세부 운용 전략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상장 첫날부터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ETF시장 양극화를 초래해 장기적으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시장에서 가치주나 롱숏 등 일관된 투자철학이나 전략에 바탕을 둔 중소형 운용사가 존재감을 키웠던 것처럼 ETF 시장이 성숙할 수록 운용사 간 경쟁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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