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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경기 2년만에 최악인데...파업까지 덮쳤다
복합위기 직면한 산업계
BSI 75…석달 연속 하락세로
수출·자금경색 동시다발 리스크
불확실성 커져 부정적 인식 늘어
예고된 민노총 동투에 부담 가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화물 총파업 연대 및 대체수송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24일 예고된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대체수송을 거부하는 등 연대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당정협의를 통해 합의한 안전운임 연장안에 화주책임이 삭제돼 있다며 폐기를 요구했다. [연합]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2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았다. 물가 상승에 경기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경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당장 성장을 이끌던 수출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누적 무역적자만 400억달러에 달한다. 사상 최대치다. 여기에 자금경색에 자산유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자금줄마저 막히면서 발을 동동거리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화물(24일)-학교(25일)-지하철(30일)-철도(다음달 2일) 등 동투(冬鬪)가 예고돼 있다. 복합위기에 내몰린 한국경제가 잇따른 노동계 파업에 또다시 볼모로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24일 예고된 화물연대 파업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에 갇힌 한국경제에 물류 리스크까지 더하면서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5로, 석달 연속 하락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75는 2020년 12월 수준으로, 당시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강화되며 카페 내 음료 섭취도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경제활동이 묶여있던 때다. 특히 11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에 비해 3포인트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72)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12월 업황도 이달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봤다. 다음달 모든 사업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74로 집계됐다. 실제 상황은 더 좋지 않다. 23일 공공운수노조 총파업을 시작으로 24일 화물연대,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와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돼 있다.

경제단체들은 즉각 파업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성명서에서 “수출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고려해 화물연대 측이 즉각 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차주·운송업체·화주 간 상생협력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이미 6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자동차, 철강 등 주요 국가기간산업이 1주일 넘게 마비되고 일부 중소기업은 수출물품을 운송하지 못해 미래 수출계약이 파기되는 등 수출현장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면서 “수출기업과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화물연대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대급 노동계의 ‘동투(冬鬪)’에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앞서 “정부는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불법적 운송 거부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대급 동투 현실화가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출 뿐 아니라 또 다른 성장 동력인 민간소비마저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으로 힘을 잃어가고 있는 복합위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당장 3분기 가계대출은 감소한 반면 카드 사용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물가가 오르는데 임금은 그대로라 소비를 당장 축소할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내년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성연진·박자연·김용훈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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