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뜨거웠던 2030세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현상이 올해 고금리 공포에 식는 듯하더니 최근 다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20대와 30대의 서울시 도봉구 아파트 매입 건수는 15건으로 전체 거래량(26건)의 57.6%로 파악됐다. 도봉구에서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비중은 6월 29.2%까지 떨어졌다가 계속 상승하는 중이다. 도봉구와 함께 지난해에 영끌족들이 몰렸던 노원구(46.6%), 강북구(44.4%) 역시 2030의 매수 비중이 높다.

서울아파트 20·30 매입 건수는 총 297건으로 전체 거래량(856건)의 34.7%를 차지했다. 올해 6월(24.8%)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전월(28.6%)보다 증가한 것이면서 올해 5월(37.4%)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19년 30% 안팎을 유지했던 20·30대 매수비중은 2020년 8월 처음으로 40%를 돌파해 40.3%를 기록했다. 작년 7월 젊은 층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는 이 비율이 44.8%까지 뛰었다.

청년들의 집값 매수 비중이 오른 건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효과를 미친 것이다. 주택매수 심리 악화로 전체적으로 매수량이 급감하고 있는데, 청년들의 매수량은 각종 규제완화 효과로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적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6월 499건, 7월 329건, 8월 459건 등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전세대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6월 2014건, 7월 1028건, 8월 907건 등으로 계속 급감하고 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