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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데기없이 애즈펌’ 138만뷰 터졌다…‘관리하는 이 남자’의 비결
[이원율이 만난 사람]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CEO ‘아우라M’의 관리법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제너럴컨셉에서 아우라M(본명 이상민)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바로 치료는 어렵겠는데요."

고등학생 시절, 쉴 틈 없이 피어나는 여드름에 마음먹고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의 표정은 심각했다. "이 정도면…. 당장 치료해도 금방 돌아올 거예요. 차라리 나이가 든 후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게 낫겠어요." 속이 쓰렸다. 너무 많은 여드름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긴 입장에선 너무 뼈아픈 말이었다. 그날 이후부터, 내가 더 내 피부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더 공부하고, 더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백화점에 나온 화장품은 다 써봤다. 국내에 없는 화장품은 해외직구로 받아봤다. "사내아이가 뭘 그렇게까지?"라는 말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 피부 관리, 한발 더 나아가 남자 외모 관리, 또 조금 더 뻗어가 남자 머리 스타일 관리…. 다양한 관심사가 생겼다. 많은 시도를 해봤다. 효과를 본 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짐없이 공유했다. 실패담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몇 년의 시간이 훌쩍 흘렀다. 어느새 1세대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다. 유튜브 구독자만 10만명이 넘었다.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본명 이상민·34·사진)의 이야기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아우라M에게 '관리' 비결을 물어봤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제너럴컨셉에서 아우라M(본명 이상민)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관리하는 남자'로의 입문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요?

선크림이요. 10년 전쯤에는 스킨케어 사용 여부가 (관리하는 남자로의)기준점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몇몇 남성분은 '난 스킨(토너)도 안 발라!'라는 말을 자랑처럼 말씀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선크림 사용 여부로 그 기준점이 한 단계 뛴 듯해요. 과거와 견줘볼 때 이제 스킨케어 사용에는 익숙해진 것 같은데요. 아직 선크림을 놓곤 '예전에 써봤는데 얼굴이 너무 뜨고 촉감도 기름져서 별로였다'는 인식이 강해 보여요. 요즘은 수분크림 대신 바를 만큼 편안하게 발리는 선크림이 많이 생겼지만, 과거의 그런 기억 때문에 거리를 두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해요.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아이템도 선크림이네요?) 네, 맞아요. 요즘 선크림은 대부분 높은 차단력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나한테 맞는 사용감을 보고 고르면 될 것 같아요.

-선크림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T존(양쪽 눈썹 부위에서 코로 이어지는 라인)을 관리하면 외모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어요. 꾸미는 데 관심이 없는 남성분도 눈썹 문신을 하고, 코 성형수술을 하면 인상부터 분위기까지 확 달라져요.

-남자의 눈썹 문신은 비교적 보편화가 되는 흐름인데요. 아직 성형 수술에 대해선 거리감이 있는 듯해요.

▶(남자라도)눈과 코 정도의 성형 수술은 시술처럼 흔해지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것 같아요. 크게 손을 대지 않는 성형 수술 '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도 강해지는 추세예요. 실제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로 들어오는 남성분의 문의글을 보면요. 스킨케어 질문이 50%, 색조 질문이 30%, 성형수술 혹은 시술에 대한 질문이 20% 정도에요. 과거에는 스킨케어 관련 문의만 90%를 훌쩍 뛰어넘었는데, 그동안 큰 변화가 생긴 것이지요. 당장 10년 전만 해도 성형을 한 분 자체가 많지 않았어요. (성형을)해도 약간은 숨기려는 경향이 있었지요.

[유튜브 채널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 캡처]
[유튜브 채널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 캡처]

-아직 자신에게 딱 맞는 머리 스타일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남성분도 많아 보여요.

▶다양한 시도를 추천해요. 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잠깐 밀어내고서요. 특히 머리 스타일은 내게 가장 익숙한 형태가 '이게 제일 낫다'는 고정관념이 돼 굳어질 때가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저도 비슷한 머리 스타일을 10년 가까이 고수했는데요. 어느 날 짧은 머리 스타일로 확 바꿨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SNS 팔로워도 눈에 띄게 늘었지요. '나는 긴 머리 스타일만 어울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부서지는 순간이었어요. 또 하나. 사진과 더 친해지면 좋아요. 사진 속 내 모습을 많이 봐야 해요. 사진 속 여러 각도의 나를 보면 볼수록 내게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감이 빨리 올 수 있어요.

-'관리하는 남자'가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자존감 상승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 관리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지만, 결국 '자기만족'을 위해 관리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SNS에서 '관리에 왜 관심을 가지세요?'라는 취지로 설문조사를 해봤어요. 조금 더 멋져 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내 모습이 너무 좋아서 관리한다는 분이 많았어요. 면접에서 잘 보이기 위해,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등 목적은 입문의 이유는 될 수 있지만,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되지 않는 듯해요. 실은 저도 예전에는 모임이 있어도 모르는 분이 온다고 하면 절대 나가지 않는 등 내성적이었어요. 관리를 하면서 더 당당해지고, 더 자신감에 찬 태도를 얻었지요.

잡지사 직원→쇼핑 호스트→뷰티 CEO…‘관리’에 올인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제너럴컨셉에서 아우라M(본명 이상민)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잡지사 직원에서 잘 나가는 쇼핑 호스트, 뷰티 블로거이자 '실버 버튼(유튜브 구독자 10만이상)'을 얻은 뷰티 유튜버, 이젠 뷰티 브랜드 제너럴컨셉 최고경영자(CEO)…. 아우라M은 그루밍 기술과 그 필요성을 앞세워 멈춤 없이 발전 중이다.

-이력이 다채로운데요. 지금의 자리를 만든 첫 단추는 무엇인가요?

▶12년 전쯤 블로그 서비스가 막 생겼어요. 그때 저는 미대생이었어요. 당시 미대생들 사이에선 블로그 운영이 유행이었지요. 작업물을 올려 포트폴리오를 쌓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휴학하고 나니 올릴 게 없었어요. 고민하던 중 제가 쓰는 화장품 리뷰를 몇 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화장하는 남자'가 지금보다 더 생소했던 때였어요. 이 콘셉트를 직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기업에 잠깐 몸담은 적도 있군요.

뷰티 블로거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케팅에 관심이 갔어요. 외국계 뷰티 회사에서 최종 면접을 본 적도 있어요.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우리 제품 아닌 다른 제품을 SNS에 올리면 안 된다'는 등의 규정을 강조했던 곳이에요. 저는 특정 브랜드에 묶이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한 잡지사의 마케팅팀에 입사했어요. 이후 쇼핑 호스트 일도 했습니다. 잡지사 등 미디어에서 일한 경험은 유튜브 영상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어요. 마케팅 일에서 쌓은 뷰티 쪽 인맥, 쇼핑 호스트를 할 때 익힌 화법도 유튜브와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남자가 뭘 꾸미냐'는 인식이 없지 않은 만큼,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로 있으면서 마주한 벽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사회적 시선이 있기는 했어요. 남자가 무슨 비비크림이냐는 식의 말도 많았어요. 다만, 저는 악플을 단 분도 고마웠어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피드백을 남겼으니까요. 그분들과도 소통했어요. 몇몇 분은 이 과정에서 제 편으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어요. 다만, 저와 제 가족을 함께 비난하는 분도 있었어요. 이럴 때는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요즘은 인식이 정말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저 혼자 맞았다면, 이제는 저와 함께 대응해주시는 분이 많이 생겼어요.

"고데기 없이 댄디한 애즈펌 이렇게"…유튜브 영상, 꿀팁 대방출 공감↑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제너럴컨셉에서 아우라M(본명 이상민)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제너럴컨셉이란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12년 전부터 관리에 관심 있는 많은 남성분에게 피부 등 관련 질문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질문 내용은 별로 바뀌지 않아요. '입문 과정에선 이것만 따라 해도 좋아요'라는 말을 제품으로 실체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부 타입, 습관과 상관없이 누구든 편하게 (자신을)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아우라M은 역동적인 일상에도 유튜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1~3편은 꾸준하게 올려 남자의 '관리 팁'을 알려준다. '남자 가르마 애즈펌 스타일 드라이-펌, 고데기 없이 해봐요' 등은 조회수 138만회를 돌파했다.

애즈펌은 앞머리가 전체적으로 이마쪽으로 향하게 해 가르마를 양쪽으로 넘길 수 있도록 한 남성 헤어스타일이다. 이마를 넓게 넘기는 가르마펌과 달리, 애즈펌은 가르마를 살짝 열어 이마가 조금 보이도록 해 댄디한 훈남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관련 영상에서 아우라M은 "앞머리는 숱을 많이 치지 말고 코 중간까지 오는 조금 긴 컷트를 추천한다"며 "처음 드라이 할 때는 절대 가르마를 먼저 타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 "머리를 뿌리부터 말린 뒤 가르마를 5:5로 타면 얼굴이 길어보인다"며 "얼굴이 커보이는 쪽이 4, 작아보이는 쪽을 6으로 6:4 가르마를 타라"고 디테일한 팁을 공유한다.

이 외에도 '남자 눈썹 정리'부터 '코 성형 종류와 부작용', '보톡스의 모든 것' 등 폭넓은 콘텐츠를 거침없이 다룬다. 아우라M은 구독자를 '알루아'라고 칭한다.

[유튜브 채널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 캡처]
[유튜브 채널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 캡처]

-유튜브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쇼핑 호스트를 그만둔 후 블로그·인스타그램을 다시 살려볼지, 유튜브에 새롭게 진입해볼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어요. 이미 1세대 유튜버들이 구독자 50만명, 1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였어요. 쇼핑 호스트로 방송 경험을 해봤으니 유튜브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선 사진을 주요 콘텐츠로 써야 한다는 데 벽을 느꼈어요. 피부 질감, 화장품의 제형감 같은 건 동영상을 통해 더 생생하게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제너럴컨셉에서 아우라M(본명 이상민)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단기적 목표는 제너럴컨셉을 더 많은 분께 알리는 일이에요. 남성 브랜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구매 비율은 남녀가 거의 반반이에요. 남성은 물론, 여성분도 믿고 쓰는 유니섹스 브랜드인 셈이지요. 패션 브랜드부터 왁싱 등 '관리'하는 분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드는 일도 구상하고 있어요. 사실 7~8년 전에 한 회사가 비슷한 걸 꾸렸는데, 그땐 크게 잘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사이 세상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소위 그루밍을 위한 테마파크 같은 공간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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