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학교도 아닌데 ‘겨울방학’ 주는 한국 회사, 실화냐?”
한국 직장인이 되면 다시는 맛볼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방학’이 주는 여유다. 그런데 최근 한 회사가 전 직원 방학을 선포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돈까지 준다. 원격 근무 전면화, 격주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 제주도에서 한 달 살며 일하는 ‘워케이션’ 등 일하는 방식 대전환을 주도 중인 한국 IT 업계가 이번에는 방학까지 선언했다.
금융 플랫폼 기업 토스에 따르면 토스는 전직원 ‘겨울방학’ 제도를 도입하고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1800여명 직원 전부가 오는 12월 25일 성탄절을 전후해 일주일 동안 방학에 들어간다. 사실 겨울방학 제도는 지난해부터 이미 정례화했다. 성탄절 연휴부터 새해까지 전사 휴식에 들어간다. 올해는 26일부터 30일까지 쉰다.
직무나 계열사에 따라 실행하는 형태는 유동적이다. 하지만 연말에 쉴 수 있는 문화를 보편화해 팀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고객센터 등 일부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팀원이 쉬는 것이 원칙이다. 단순히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에서 ‘해방’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도 마련했다. 사내 메신저도 상호 답변을 요구하지 않는 휴식 모드로 전환이 대표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토스는 금요일 조기 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재충전을 위한 ‘한달 방학’도 있다. 근속 3년마다 1개월 유급휴가를 지원하는 리프레쉬 제도다. 실제 많은 직원들이 리프레쉬 기간 동안 미뤄두었던 긴 여행을 다녀오거나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여유를 찾는 시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놀면서 일하는’ 워케이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을 뜻하는 워크(Work)와 방학을 뜻하는 배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로, 지난해 11월 처음 시작했다. 경상남도 남해에 워케이션 센터를 마련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1~2주간 색다른 근무 환경에서 구성원의 재충전을 돋고, 팀원 간 유대감 형성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누적 참여 인원은 이미 100명을 넘겼다. 향후 지역 및 기간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청소, 빨래 등 가사 서비스 연결부터 가족 행사, 휴가를 위한 여행 플래닝도 토스 내부 팀이 담당한다. 사내 커뮤니티팀 매니저, 파트너가 ‘두 에브리띵 사일로(do everything silo)’ 서비스를 지원한다. 업무 외 시간을 들여 해야 하는 일까지도 회사가 돕는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팀 조직문화의 핵심은 ‘높은 인재 밀도를 기반으로 한 자율과 책임’”이라며 “일에 몰입하는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