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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삿돈으로 직원 주택 구매…‘부실회계’ FTX 새 CEO “생전 처음보는 최악의 실패” [나우,어스]
‘구조조정 전문가’ 레이 신임 FTX CEO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 전무”
“인사 시스템 엉망·자금 유용 감추려 특정 SW 사용·부실 자회사에 고객돈 대출”
바이낸스 CEO “FTX 창업자, 트윗할 시간에 불타고 있는 회사 챙겼어야”
美 상원 FTX 조사에 ‘월街 저승사자’ 워런 등판…“28일까지 문서 제출하라”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붕괴 위기에 놓인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 총체적 부실회계가 판쳤던 것으로 확인되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파산보호 신청 후 구조조정을 위해 새 최고경영자(CEO)로 온 유명 구조조정 전문가조차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라고 규정했고, 한때 FTX를 인수하려다 철회한 라이벌 가상자산 거래소 창업자도 혀를 내둘렀다.

파면 팔 수록 FTX와 FTX 자회사들에 비상식적인 문제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미 의회 차원의 조사 작업도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 전무”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FTX의 새 CEO 존 J. 레이 3세는 이날 델라웨어주(州) 법원에 낸 파산보호 관련 문건에서 “내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여기처럼 신뢰할 만한 재무 정보가 전혀 없는 곳은 처음 본다”면서 “FTX를 비롯해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의 정확성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레이 CEO는 지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그는 FTX의 상황을 두고 “회사 통제권이 극소수 개인들의 손에 집중된 가운데, 규제·감독 경험이 전무한 당국의 대응과 위태로운 시스템 등이 더해지며 전례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직격했다.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 [AFP]

이날 제출한 법정 문건에 따르면 FTX는 회사 자금을 직원들의 주택과 그 밖의 개인 용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고, 회사 직원들의 전체 명단조차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 인사 시스템이 엉망이었다고 한다. 또, 민감한 데이터에 보안이 되지 않은 그룹 이메일로 접근하고 고객 자금 유용을 감추기 위해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레이 CEO는 지적했다. 그는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전 CEO가 자동 삭제되는 대화 플랫폼을 사요한 탓에 중요한 회사 결정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레이 CEO가 제출한 문건에는 뱅크먼-프리드 등 경영진이 FTX 붕괴 위기의 진원지였던 투자 계열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거액을 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알라메다 채권에 ‘관련 당사자’에 대한 대출금 41억달러(약 5조5000억원)가 포함됐다고 적시됐다. 대출금은 뱅크먼-프리드가 10억달러였고, 뱅크먼-프리드가 대주주로 있는 페이퍼버드는 23억달러에 달했다. 또 계열사 FTX의 엔지니어링 이사인 니샤드 싱도 5억4300만달러를 대출했고, 계열사 FTX 디지털 마켓의 라이언 살라메 대표도 5500만달러를 빌려갔다. 그러나 이 대출금이 어떤 용도로 쓰여졌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FTX 창업자, 트윗할 시간에 불타고 있는 회사 챙겼어야”

FTX 인수 의향을 밝혔다가 하루 만에 취소했던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뱅크먼-프리드를 공개 저격했다.

그는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뱅크먼-프리드가 최근 자신을 스파링 파트너에 불과하다는 트윗을 올린 것과 관련해 “그가 트위터를 할 때 그의 집은 불타고 있었으며, 트윗을 올릴 시간에 다른 일을 해야했다”면서 “뱅크먼-프리드가 인수 의향을 물으려 내게 접촉했을 때 다급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FTX에 상상 이상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이어 “뱅크먼-프리드가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고객 돈을 유용한 것은 사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美 상원 FTX 조사에 ‘월街 저승사자’ 등판

FTX 붕괴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미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 작업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번 진상조사에는 미국 진보 정치계의 ‘대모’이자 ‘월스트리트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직접 등판했고, 여기에 민주당 상원 2인자이자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 딕 더빈이 힘을 보탰다.

미국 진보 정치계의 ‘대모’이자 ‘월스트리트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AP]

두 사람 명의로 FTX에 발송된 서한에는 레이 CEO에게 FTX 붕괴 위기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무든 문서들을 오는 28일까지 상원에 넘길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한에 포함된 요청 문서 목록에는 FTX와 FTX 자회사 모두의 대차대조표 전체 사본과 더불어 FTX가 100억달러 상당의 고객 자금을 유용해 알라메다 리서치 등에 지원한 내용이 담긴 문서 등도 포함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FTX가 알라메다 리서치에 제공한 고객 자금 100억달러 중 최소 10억달러가 이미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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