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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젤렌스키, ‘협상’ 흘리며 “크름반도·돈바스 되찾아야 평화”…화전양면전술 [나우,어스]
젤렌스키, 블룸버그 신경제포럼 화상연설…“휴전 등 러 단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아”
연설 앞서 기자 만나 “푸틴이 직접 협상 원한다 암시 받아”…협상 가능성 시사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포럼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휴전 제안 등 단순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전체 영토를 해방시키지 않는 한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면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협상엔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를 비롯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까지 탈환하는 것만이 9개월간 이어진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이어갔다. 최근 전장에서 우세를 점한 것으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가 자신감을 바탕으로 ‘화전(和戰) 양면 전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포럼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휴전 제안 등 단순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전체 영토를 해방시키지 않는 한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수복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전쟁 이전에 이미 러시아의 영향권에 넘어가 있던 우크라이나 영토까지도 되찾겠단 의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실제로 전쟁은 크름반도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탈환을 통해 끝이 날 것”이라며 “이들 영토 내에 있는 ‘국가 내 국가’ 역시 우크라이나의 국경 안에 있는 우크라이나 주권지”이라고 했다. 이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전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들이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모두를 인정하지 않으며, 이들 지역 모두 우크라이나가 수복해야만 하는 곳이라 강조한 것이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계절적으로 겨울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인정했다. 그는 “드니프로강 동안으로 철수한 뒤 러시아군도 참호를 깊이 파고 방어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수복 과정도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이 (막후 협상 대신) 직접적인 협상을 원한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영자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공개적인 대화를 요구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노력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와 헤르손 등 남부 일부 지역을 수복하면서 양국의 평화 협상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서방국 사이에서 전쟁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이 짙어지고 있고, 전세계 물가가 치솟는 등 전쟁의 여파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외교적 해법을 통한 종전 방안을 떠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의 9개월간 이어진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매번 실패를 거듭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승승장구해 이제는 러시아군 완전 철수를 요구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면서 “러시아가 철수하게 하는 정치적 해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방은 협상 여부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 협상을 타국이 밀어붙일 경우, 자칫 우크라이나에 타협을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협상) 결정의 주체는 우크라이나이지, 우리가 아니란 점을 거듭 말해왔다”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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