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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롭고 건강한 노동...정부, 근로시간 개편 방향 정했다
미래노동시장硏, 전문가 간담회
연장근로 관리단위 변경 근거 발표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기본 방향이 ‘자유롭고 건강한 노동’으로 정해졌다.

기존 ‘주 52시간제’ 아래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위를 기록 중인 ‘장시간 근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노사의 자율에 맞춰 확대 개편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연장근로 관리단위 개편 등은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과 다르지 않은데다 노동계 반대 목소리가 거셌던 만큼 결국 연구회가 정부의 기존 추진방향의 논리만 만들어 발표하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노동시장 개혁과제 발굴·검토를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인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1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미래 노동시장을 준비하기 위한 근로시간의 자율적인 선택권 확대 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과제들을 발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에 대응한 근로시간 법제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며 “현행 근로시간법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정부 기간이던 2018년 3월 도입한 ‘주 52시간제’ 역시 체계적 준비없이 도입됐다며 “설령 ‘52시간제’를 전 사업장에 당장 실행한다고 해도 근로시간 단축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52시간제’의 틀 안에서 근로시간에 관한 노사의 선택권을 확대하되, 근로자에 대한 건강보호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다양한 방식의 휴가를 활성화함으로써 총근로시간을 오히려 줄이는 건강한 노동의 선순환구조 구축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세부적 개편 논의 과제로 연구회는 먼저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 단위 이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노사의 자율적 결정과 선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장근로 관리단위는 ‘월단위’, ‘월·분기·반기’, ‘월·분기·반기·연’ 등 3가지 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회가 검토 중이라고 밝힌 이 방안은 앞서 지난 6월 23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과 다르지 않다.

이 장관의 발표 이후 노동계에선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월 단위로 바꿀 경우 주 최대 노동시간이 92시간(기본근로 40시간+연장근로 52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주에 최대 12시간 가능한 연장근로를 한 달(4.3주) 단위로 산출할 때 52.1시간이 된다는 논리다. 연구회는 이를 의식한 듯 “관리단위가 길어지면 특정시기 장시간 연속근로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근로일간 11시간 연속휴식 강제 등 근로자 건강 보호를 위한 제도적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근로일, 출·퇴근 시간 등에 대한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 확대,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강화,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 도입 및 다양한 휴가 사용 활성화 등도 과제로 언급됐다. 연구회는 특히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에 대해 “우리는 근로시간과 휴일, 휴가를 건강권과 휴식의 관점보단 임금소득 증가(가산수당, 미사용연차보상)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휴가 사용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시간으로 저축했다가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내달 13일 최종적인 주52시간제 개편 방안 등에 관한 권고문을 발표한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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