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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시간 거리 25분만에 주파”…아찔한 수능 아침 ‘이모저모’ [2023 수능]
지각 위기에 경찰차까지 타고 오는 수험생들
“고맙단 말 뿌듯함 느껴” 봉사의 손길 이어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아침 시험장에 가기 위해 수험생이 급히 자율방범대원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채상우·김영철 기자] “하마터면 1년 날릴 뻔했네.”

17일 오전 8시 19분 서울 성동구 한양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앞,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입실시간을 이미 9분 넘긴 그때 경찰차 한 대가 급히 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튕겨 나오듯 내린 한 수험생은 곧바로 고사장으로 내달려 무사히 입실할 수 있었다.

이 수험생을 태워준 경찰관은 “은평구에서 성동구까지 출근길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를 25분만에 도착했다”며 “운전자분들이 수험생을 위해 양보를 많이 해줘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고 숨을 크게 들이키면서 말했다.

2023학년도 수능 당일 아침에는 이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여럿 펼쳐졌다. 위기의 순간 수험생들을 무사히 시험장에 들여보내기 위한 도움의 손길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성동구에서는 자율방범연합회 회원들이 15명의 수험생을 이송했고, 모범운전자연합회에서 7명을 이송했다.

이날 오전 수험생 딸의 손을 잡은 한 아버지는 식은땀을 흘리며 택시에 뛰어들었다. 그는 “광진구에 사는데 성동구에 있는 시험장까지 가야 한다”며 택시기사에게 다급히 목적지를 설명했다.

빨개진 얼굴로 자율방범대원들 사이를 기웃거리던 한 여학생은 나지막한 소리로 “도와주세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학생은 택시를 탄 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는지 휴대전화를 쥐었다 폈다 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봉사를 나온 신기섭 성동구 자율방범연합회 사무국장은 “자율방범대 차량 6대로 관내 시험장에 수송을 지원하고 있다”며 “일반 수험생뿐 아니라 코로나19에 감염된 수험생을 위한 전용 차량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 중인 남미희(61·여) 씨는 “6년째 수능 봉사를 하고 있다”며 “그 어떤 봉사보다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방범대원 박광환(58) 씨는 “학생들이 늦을 뻔했는데, 고맙다는 말에 뿌듯함을 느꼈다”며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운전 실력을 발휘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성동구 한양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에서는 다행히 지각을 해 교문 밖에서 좌절하는 수험생은 없었다. 그 대신 자식들이 마음 편히 시험을 치르기를 간절히 바라는 학부모들은 시험 시작 이후에도 한동안 교문 밖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수능 안전관리에 교통경찰관 2476명을 포함해 총 1만970여명을 투입했다. 오전 6시부터 시험장 주변 주요 교차로 등에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시험장별로 정문에 경찰관 2명씩을 고정 배치해 시험장 주변 소음 등을 적극 관리하도록 했다.

123@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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