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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서울사랑상품권은 기축통화”…지역화폐 ‘막차’ 타려는 사람들
서울사랑상품권, 내년도 축소 소식에 교환하려는 사람 많아
결혼관련 업체 많은 강남·종로 등 구매가보다 웃돈 주고 구입
서울시 “벌칙 조항 없어…기존 가격보다 비싼 경우 모니터링”
7% 할인 광역서울사랑상품권 1000억원어치 추가 발행 계획
문제는 고물가 상황에서 특정 업체의 혜택을 얻기 위해 타 자치구 상품권을 원하는 이들이 늘자 웃돈을 얹어주고 상품권을 교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중고거래에 서울사랑상품권을 검색한 결과.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강남 서울사랑상품권은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기축통화’라고 불립니다. 결혼 준비를 최대한 경제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말에 ‘상품권 모으기’를 시작했는데 원하는 상품권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결혼 준비에 한창이라는 회사원 이 모(30) 씨의 말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서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없앤다고 선언하자 고물가 시대에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지역 상품권 ‘막차’를 타고 결혼관련 업체를 이용하기 위해 강남, 종로 등 지역상품권을 웃돈 주고 구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개인당 200만원씩 보유할 수 있으며, 상품권 선물하기는 보유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가능하다. 상품권은 서울페이플러스를 포함해 5개 애플리케이션(서울Pay, 신한SOL, 티머니페이, 머니트리, 신한pLay)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70만원, 총 200만원까지다.

문제는 고물가 상황에서 특정 업체의 혜택을 얻기 위해 타 자치구 상품권을 원하는 이들이 늘자 웃돈을 얹어주고 상품권을 교환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지역별로 발매 시기가 다르고, 상품권이 순식간에 매진되기 때문에 원하는 자치구 상품권을 얻기 위해선 구매한 금액보다 가격을 더 얹어줘야 한다.

특히 결혼관련 사업체가 많은 강남의 경우 교환하려는 사람이 가장 많아 ‘기축통화’라는 용어로 불리고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을 교환하는 ‘서페이’ 카페에 따르면 강남구 상품권의 교환을 원하는 게시글만 6개월 사이 300건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그외 자치구로는 서대문구, 종로구도 교환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사랑상품권 교환 카페 ‘서페이’. [독자 제공]

상품권 교환을 여러번 했다는 김 모(32)씨는 “최근에도 90% 가격에 구입한 성동사랑상품권을 95% 가격으로 강남사랑상품권과 교환했다”며 “고물가 상황에서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맘까페나 결혼준비까페에는 서울사랑상품권을 활용하여 할인해 이용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는 상품권 교환에 제재 조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사용자는 상품권을 재판매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벌칙조항은 없기 때문에 모니터링 등을 통해 계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향후 상품권 발행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내년 예산안에도 상품권 발행 예산을 포함할 예정이지만, 올해보다 규모는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12월에는 서울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7% 할인 서울사랑상품권(광역)을 1000억원 규모로 추가 발행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서울사랑상품권 발행규모는 1조3385억원으로 전년 651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발행된 상품권 규모는 1조445억원으로 이미 1조원을 넘겼다. 발행된 상품권은 모두 팔렸으며, 상품권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251만365명으로, 서울 시민 948만8454명 10명 중 3명 꼴이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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