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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헤르손 굴욕’ 복수...우크라에 미사일 100발 퍼부어
확전 긴장감 높아지는 우크라
젤렌스키 “전쟁 끝낼 때” 발언 후 공습
최소 12개지역 공습 700만가구 피해
폴란드령에 미사일...몰도바까지 정전
젤렌스키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
15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아다지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실사격 훈련에 참가한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 나토 회원국 소속 전차들이 포를 발사하고 있다. 같은 날 러시아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폴 란드에 떨어져 2명이 사망한 가운데, 나토 차원의 군사적 대응이 논의될 수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두 발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 내에 떨어져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의 영토 내에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사일 사고를 러시아 소행으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를 비롯해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아 전국적으로 700만 가구 이상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이 러시아의 파괴적 전쟁을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을 때”라고 말하며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진행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미사일이 90발이며, 이 중 70발이 우크라이나 공군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첫 보복으로서 지난달 10일 미사일 84발을 발사한 것을 훌쩍 넘는 규모라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설명했다.

러시아군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닿아있는 나토 국가인 폴란드로 떨어져 사망자가 발생했고, 나토 참전 등으로 확전 우려를 낳고 있다. 친(親) 유럽연합 국가인 몰도바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게시한 연설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오래 전부터 경고했던 일이 오늘 벌어지고 말았다”며 “러시아의 테러 행위에 사망한 우방국(폴란드) 국민에 대해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을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테러 행위에 대해 처벌 받지 않는다고 느끼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토 회원국들이 겪게 될 위협의 크기는 더 커질 것”이라며 “나토 집단 안보에 대한 공격을 가한 러시아에 대해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나토 대응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G20에서 한 연설에서 헤르손시 수복을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인 ‘디-데이’에 비유하면서 전쟁의 분수령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보전 등 평화협상과 관련한 10가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쟁 중에도 유엔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맺은 러시아와의 4자 흑해 곡물 수출 협정 틀 안에서 흑해 곡물 수출은 계속되어야한다고 강조하면서도 ‘G20’을 러시아를 빼고 ‘G19’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이 대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발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대통령은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줄곧 확인해 왔다”며 “누군가 협상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우크라이나”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협상을 계속 거절한다면 합의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을 수행할 수 없다면 러시아의 목표는 특별군사작전을 지속함으로써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남부 요충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행정부의 철수를 시작했다. 지난 11일 우크라이군의 공세에 밀려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철수를 결정한 지 나흘만에 또 다시 후퇴한 것이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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