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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은행 지방·중기 대출 10조 ‘껑충’
기업대출 역량 전국으로 확장
“가계대출 한계, 기업금융 육성”
윤종규 회장·이재근 행장 주문
올 기업대출 규모 15조원 늘어
강남3구→전국·전략지역 확대
내년엔 대출 ‘숨고르기’ 전망

KB국민은행이 올해 지방 및 중소기업대출을 10조원 가까이 늘리며 기업대출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 중심 성장 전략을 내세운 KB금융그룹 전략이톡톡히 먹혔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올 하반기들어 서울 강남에 집중됐던 기업대출 역량을 전국으로 확장한 상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기업 대출 규모는 163조7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만 15조원이 넘게 늘어난 수치다. 증가액으로만 놓고보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유형별로 보면 중소기업 분야의 성장이 유독 두드러졌다. 올해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33조7667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9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소호(SOHO)대출이나 대기업대출 성장 규모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호대출과 대기업대출도 각각 3조5958억원, 5조8648억원 증가한 87조1807억원, 29조9523억원으로 연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게 된 건 본사 주도의 적극적인 육성 전략 덕이다. KB금융지주 또한 각 계열사에 일찌감치 기업금융 확대를 주문해온 터다. 급격한 금리상승과 이에 따른 부동산시장 둔화 등으로 그간 효자 노릇을 해왔던 가계 대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가계대출의 성장 제한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 금융과 자본시장 영역에 더 힘을 모아 성장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공식화했고, 이재근 국민은행장 또한 취임 초부터 역점사업으로 가계대출 대신 기업투자금융(CIB), 자본시장투자 등을 꼽아왔다.

대출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올해 조직 뿐 아니라 마케팅 역량도 대거 재배치됐다. 올해 신설된 조직인 SME마케팅본부를 중심으로 우량중견 및 외감법인에는 대출, 외환부터 그룹 계열사 시너지까지 종합적인 마케팅을 추진해왔다. 해당 본부에서 지원이 필요한 파트너십그룹(PG)을 사전에 파악해 기업금융 담당직원이 변경된 영업점에는 직접 현장 지원을 나가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상반기에 강남3구에 한정됐던 ‘SME 전략적 성장지역’을 서울 강서구 및 성동구 뿐 아니라 성남 및 화성, 울산 등 전국으로 확장했다. 기존 강남3구의 경우 마케팅 전담 팀을 만들어 은행 본부 주도로 접촉을 늘려왔다. 중견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요새 KB국민은행의 방문이 유독 잦아졌다”고 입을 모으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밖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우수상권 소재의 담보물건에 대해서는 담보회수율을 우대하고, 점주권 소재 기업형소호나 법인 대상으로는 자산관리(WM) 활동도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확대에 맞춰 관련 활동을 추진 중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도 대폭 늘린 상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특정 서비스를 강화했다기 보다 은행 전체적으로 본사 및 영업점에서 중소기업과의 접촉을 늘리기 위해 지원 범위를 넓히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 것이 컸다”며 “기업금융인력들이 아웃바운드에 집중할수 있도록 ‘기업금융 파트타이머’를 별도로 만들어 단순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을 꾀한 가운데 내년에는 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기업대출에 대한 경고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기업대출은 담보 중심인 가계대출에 비해 규모나 위험도 면에서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회사채 발행이 막힌 기업들이 은행문을 두드리면서 기업대출에 대한 우려도 점층되는 중이다. KB국민은행 내에서도 내년도 경영전략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 “2023년에는 성장과 관리 투트랙으로 함께 가야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각 연구소들이 2023년도 은행권 대출 성장 폭을 올해에 비해 절반 수준인 5~6%대로 낮춘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 조정을 포함해 여러가지 경영계획 등을 구상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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