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빅테크 구조조정 ‘칼바람’에 美 임대 시장도 타격…“매물 넘쳐나”
美 사무실 공실률 2011년 이후 가장 높아
빅테크, 인력·사업 구조조정과 동시에 사무실 규모도 축소
팬데믹 기간 기술기업 의존도 높아진 상업용 임대 시장 타격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거대 정보기술기업(빅테크)들의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가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기업들이 인력과 사업을 잇달아 축소하면서 사무실 규모를 줄이거나 임대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를 인용해 현재 기술 기업들이 전대(轉貸) 시장에 내놓은 매물이 3000만평방피트(약 84만평) 규모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분기 전대 매물 규모인 950만평방피트(약 26만7000평)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한 부동산 데이터를 제공하는 코스타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사무실 공실률은 현재 12.5%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실제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자사 소유 43층 규모 빌딩의 사무실 3분의 1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1000명가량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최대 2500명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임대 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것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을 거치며 기술기업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CBRE는 “기술 부문이 임대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이 임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반대로 기술기업들은 호황을 누리며 공격적으로 사무실 공간을 확장했다. 일부 회사는 산업 전반이 인력난에 빠지자 인력 수급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 고급 사무실을 공격적으로 임대하거나 기존 사무실에 대한 리모델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전망에 따라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집중함에 따라 방만하게 확장된 사무실은 재고 대상이 됐다. 최근 메타와 트위터, 리프트 등이 발표한 업계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사무실 규모 조정의 배경이 됐다. WSJ는 “이제 기술기업은 그들이 사무실 공간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그들은 그것(사무실)을 줄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주요 기업들의 해고 발표가 잇따르면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실리콘밸리, 오스틴 등 주요 도시의 상업용 임대 시장 침체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근무제 확산으로 받은 타격보다 감원으로 인한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임대 수요 감소로 임대인들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무실 규모를 줄이는 것은 원격 근무제 확산보다 (임대 시장에) 훨씬 더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