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젤렌스키 G20서 “전쟁 끝낼 때” 발언 몇 시간 만에 …러시아군 대규모 미사일 공습
헤르손 빼앗긴 러, 개전후 최대 규모 공습…“미사일 100발”
최소 12개 지역 공습, 전력시설 15곳 손상·700여만 가구 정전
키이우 등 암흑·…폴란드령에 미사일, 이웃나라 몰도바까지 정전
젤렌스키 “러시아 목표 달성 불가·우리는 모든 것 복구하고 살아남을 것”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시 시내가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에 따른 정전으로 캄캄한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군이 미사일 90발을 발사해 기반시설 15곳이 파괴되고, 전역에서 70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다. 지난달 말 이후 약 보름 만의 대규모 공습이다.

앞서 이날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최고위급 비밀 접촉을 했다는 보도와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이 러시아의 파괴적 전쟁을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을 때”라고 말하며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러시아군은 여보란 듯 공격을 퍼부은 것이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에선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를 비롯해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아 전국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미사일이 90발이며, 이 중 70발이 우크라이나 공군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첫 보복으로서 지난달 10일 미사일 84발을 발사한 것을 훌쩍 넘는 규모라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설명했다.

러시아군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닿아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인 폴란드로 떨어져 사망자가 발생했고, 나토 참전 등으로 확전 우려를 낳고 있다. 친(親) 유럽연합 국가인 몰도바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게시한 연설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오래 전부터 경고했던 일이 오늘 벌어지고 말았다”며 “러시아의 테러 행위에 사망한 우방국(폴란드) 국민에 대해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을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테러 행위에 대해 처벌 받지 않는다고 느끼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토 회원국들이 겪게 될 위협의 크기는 더 커질 것”이라며 “나토 집단 안보에 대한 공격을 가한 러시아에 대해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나토 대응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에 의해 최소 12개 지역이 공습을 받았고 15개 전력 시설이 손상됐으며, 이로 인해 700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비상 단전 조처가 내려졌고, 키이우는 최소 절반 이상 지역의 전기가 끊어졌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또한 지역의 주거 건물 3채가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G20에서 한 연설에서 헤르손시 수복을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인 ‘디-데이’에 비유하면서 전쟁의 분수령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보전 등 평화협상과 관련한 10가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쟁 중에도 유엔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맺은 러시아와의 4자 흑해 곡물 수출 협정 틀 안에서 흑해 곡물 수출은 계속되어야한다고 강조하면서도 ‘G20’을 러시아를 빼고 ‘G19’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이 대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발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대통령은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줄곧 확인해 왔다”며 “누군가 협상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우크라이나다”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협상을 계속 거절한다면 합의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을 수행할 수 없다면 러시아의 목표는 특별군사작전을 지속함으로써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남부 요충지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행정부의 철수를 시작했다. 지난 11일 우크라이군의 공세에 밀려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철수를 결정한 지 나흘만에 또 다시 후퇴한 것이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