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프놈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이틀차인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필리핀 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자력발전, 국방, 방위산업 인프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연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지난 1949년 아세안 최초로 대한민국과 수교를 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7400여 명의 병력을 지원한 우리의 우방국”이라며 “우리 국민은 한국의 자유와 평화 수호에 기여한 필리핀 청년들의 그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하며 필리핀은 모두의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하신 대통령님의 연설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저 역시 유엔 총회에서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또, “양국 정부 출범 이후 이렇게 첫 정상회담을 갖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난 7월 마르코스 대통령님 취임식을 계기로 해서 한국 측에서 권성동 의원을 대표로 보낸 우리 특사단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확고한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보여주신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필리핀 국민들께서 온전한 일상으로 조속히 복귀하시기를 기원한다”며 “우리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고, 우리 정부는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제는 저희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나가는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며 “저희가 최근에 개시한 양국 간의 과학기술, 어업 해양 분야에 있어서의 공동의 협력은 이러한 협력 심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태풍 희생자에 대한 위로를 전한 윤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러한 사건들은 저희가 기후변화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대응해야 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글로벌 (기후)위기에 맞서서 우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조정하고, 적응해 나가는데 있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또, 윤 대통령이 전날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거론하며 “어제 한-아세안 회의장에서 말씀해 주신 인도․태평양 전략을 정말 인상 깊게 들었다”며 “말씀하신 대로 이제 인도․태평양 지역 시대고, 윤 대통령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했다.